“안전에 근본적 문제없다”면서도 고리1호기 한 달새 세 종류 점검
그러나 원전 안전점검을 놓고 당국이 여론에 밀려 원칙 없이 갈팡질팡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아무리 ‘운영 주체가 스스로 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불과 한 달 사이 세 번에 걸친 점검은 당국이 앞서 펼친 두 차례의 점검의 결과나 효용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문제가 발견됐건 아니건 앞서 펼쳐진 두 차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라 면밀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실천하는 과정에서 원전 안전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점검 자체를 반복하고 기간을 늘리며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비합리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번 정밀점검단의 구성원 대부분이 첫 번째 조사 주체인 일제점검단과 겹치는 만큼, 벌써부터 추가 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당국이 심각하게 고리 1호기의 ‘수명 연장 중지’까지 고려하고 점검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21일 브리핑에서 이미 김 차관과 윤 원장 모두 “지난 12일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 전력선 차단기 고장과 원자로 정지 사고는 단순 부품 결함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미 수년 전 고리 1호기 ‘계속 운전’ 심사 때 7개국에서 파견된 IAEA 전문가들이 현장 확인까지 했고, 당시 자기들이 언급한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메일까지 최근 보내왔다”며 “따라서 (IAEA에) 또 점검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종경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로서도 은폐 의혹 등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구분하자면 일제점검 당시에는 중요설비 등의 상태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점검에서는 안전 관련 여러 설비나 부품 등의 기능에 대해 정밀진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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