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위치정보 해명이 석연찮은 까닭은

애플 위치정보 해명이 석연찮은 까닭은

입력 2011-04-28 00:00
수정 2011-04-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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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최근의 위치정보 논란에 대해 뒤늦게 해명했지만, 위치정보 저장 및 수집 과정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우선적으로 단말기에 저장되는 위치정보의 양을 줄이고 백업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해킹이나 도용 등으로 인한 정보 유출의 우려는 줄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위치정보 암호화 확인..일부 오류 인정 = 28일 애플은 위치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별 아이폰에서 애플로 전송되는 개별적인 위치정보(geo-tagged location)는 모두 익명 처리되고 암호화된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 및 정부기관에서 우려했던 개인식별이 가능한 위치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이뤄진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으로부터 전송받은 위치정보로 특정 개인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반박함으로써 이런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다만, 몇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오류를 인정하고 조만간 무료 업데이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우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저장됐던 위치정보의 양을 줄이기로 했다. 또 사용자가 설정을 통해 위치서비스 선택을 해지하면 저장된 위치정보는 삭제되도록 했으며 아이튠스를 통한 백업 기능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장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 일부 = 아이폰에 저장돼 ‘트래커’를 통해 폭로된 위치정보와 관련 애플은 “이는 아이폰의 위치정보가 아니며 빠르고 정확한 위치서비스를 위해 애플에서 내려받은 데이터베이스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수천만 대에 달하는 아이폰은 와이파이 망과 기지국 정보를 기본으로 한 위치정보(geo-tagged location)를 수집해 와이파이망을 통해 본사로 전송한다.

애플은 이렇게 전송된 익명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Crowd-sourced database)를 구축하게 되며, 이중 일부는 다시 개별 아이폰에 전송돼 빠르고 정확하게 위치를 찾기 위한 보조자료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대용량의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는 개별 아이폰에 저장할 수 없어서 우리는 데이터베이스 중 각 아이폰에 적합한 일부만을 내려받아 사용한다”며 “아이튠스를 통해 백업된 정보도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일부”라고 밝혔다.

애플의 말이 사실이라면 트래커를 통해 논란이 된 위치정보 파일(consolidated.db)은 비슷한 위치에 있던 아이폰들의 익명 위치정보 중 일부라는 뜻이 된다.

본인의 위치와 무관한 참고자료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빗겨갈 수 있는 셈이다.

이들은 개인정보와 무관하기 때문에 보호되지만, 암호화되지는 않는다. 트래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의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아이폰에 저장된 위치정보의 양이 1년 치에 육박할 만큼 많았던 것은 오류(bug) 때문”이라며 “일주일 이상의 정보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곧 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풀리지 않은 의문 = 애플이 수천만대의 아이폰으로부터 익명의 위치정보를 전송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 하지만, 최근 사용자가 위치서비스 선택을 해지한 경우에도 위치가 전송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논란이 됐다.

국내 위치정보보호법상으로도 사용자가 위치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자는 이를 거절해서는 안 되고 적합한 기술적 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iOS 업데이트를 통해 위치서비스 선택을 해지하면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애플로 전송된 개별 아이폰의 위치정보(geo-tagged location)와는 다른 것이다.

사용자가 위치서비스를 해지하는 이유는 위치서비스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익명의 위치정보조차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애플의 설명대로라면 위치서비스 선택을 해지하면 DB구축을 위한 위치정보 수집·전송은 계속 되면서 정상적인 위치서비스 이용만 제한을 받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사용자로서는 위치서비스 선택을 해지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구글은 현재 위치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은 사용자로부터는 DB구축을 위한 정보수집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단 정보수집을 거부한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위치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애플과 다른 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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