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747공약’ 금융위기때문에 희생됐다”

강만수 “‘747공약’ 금융위기때문에 희생됐다”

입력 2012-02-22 00:00
수정 2012-02-2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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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ㆍ4대강ㆍ고환율 옹호…”외부선 한국경제 성공 평가”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현 정부의 핵심 비전이었던 ‘747 공약’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감세 정책, 4대강 사업, 고환율 정책 등 집권 초기에 추진ㆍ집행한 경제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덮어둔 채 무책임한 비난만 쏟아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2일 산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20일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전야제 축사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본질은 한마디로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통제를 벗어난 ‘돈놓고 돈먹기’식 파생상품 거래로 선진국의 자산 거품이 확산한 가운데 단기 성과에 눈이 멀어 탐욕과 사기를 일삼을 수 있었던 금융회사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현 정권의) 비전이었던 747 공약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7%대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747 공약이 전대미문의 금융위기에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는 불가피함을 역설한 것이다.

강 회장은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부는 과도한 환율 변동을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데 합의했다”며 “많은 비판을 받아 온 ‘환율 주권’에 대한 우리의 구상이 G20에서 채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20이 채택한 환율 주권론을 두고 “국제 금융질서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평가하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에 대한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강 회장은 “감세 정책의 본질은 ‘성장을 통한 증세 정책’”이라며 “우리나라에선 감세 정책이 ‘부자 감세’라는 잘못된 꼬리표를 달았다”고 지적, 747 공약과 더불어 ‘MB노믹스’의 핵심이었던 감세 정책이 지난해 철회된 것을 아쉬워했다.

최근 선거 정국을 맞아 정치권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과 관련해선 “포퓰리즘은 쇠퇴 아니면 부담의 대물림으로 가는 길”이라며 지나친 복지 지출을 메우기 위한 증세나 국채 발행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바깥에선 한국 경제의 성공을 말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말하고 있다.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결코 실패로 몰아갈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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