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ㆍ3세 돈쉽게 번 비결은 ‘문어발 확장’

재벌 2ㆍ3세 돈쉽게 번 비결은 ‘문어발 확장’

입력 2012-02-28 00:00
수정 2012-02-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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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대기업 총수 자녀의 사업영역을 보면 이들이 계열회사에 의존해 얼마나 돈을 손쉽게 버는지를 잘 보여준다.

총수의 2ㆍ3세 자녀들이 지분 또는 경영에 참여한 8개 그룹의 17개사가 중소기업 진출업종으로 나타났다.

롯데가의 2세인 신동빈 그룹 회장은 기업형 슈퍼마켓인 롯데쇼핑과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와 관계가 있다.

롯데쇼핑은 전국에 351개 매장을 운영하며 2010년 기준 매출액이 13조5천억원에 이른다. 롯데리아는 993개 매장에서 5천6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은 팝콘 음료업체인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에 관여한다. 시네마통상은 계열사인 롯데시네마 수도권 점에서 8개 팝콘매장을 운영하며 1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네마푸드는 지방 롯데시네마 7곳에서 팝콘매장을 열고 있다.

신영자씨의 딸 장선윤씨는 베이커리 ‘포숑’을 운영한 블리스와 인연이 있다. 블리스는 국내 12개 매장 중 11개를 롯데백화점에 두고 영업하다 재벌의 빵집 사업진출이 사회문제로 비화하자 지난달 31일 사업철수를 선언했다.

삼성그룹 이재용씨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식자재유통에 참여하고 있다. 관련 매출액은 2천700억원에 이른다.

이씨의 동생인 서현씨가 부사장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제일모직은 시계ㆍ의류 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 가방ㆍ의류브랜드인 토비버치 등 패션ㆍ명품을 다룬다. 서현씨는 또 콜롬보코리아를 통해 악어가죽가방(Colombo Via Della Spiga)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자회사 보나비를 운영했다. 이 업체는 커피ㆍ베이커리 브랜드인 아티제의 20개 매장 중 8개를 삼성타운, 신라면세점 등 삼성 관련 사옥 또는 계열사에 입점해 영업하다 지난달 26일 사업을 접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정성이씨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를 통해 베이커리 브랜드 오젠의 대형매장을 제주 해비치호텔과 현대차 사옥에 두고 연간 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다 지난달 27일 철수했다.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수험서 출판업체인 종로학평(연매출 124억원)과 종로학원을 운영하는 입시연구사(216억원)의 대표로 활동중이다.

한진 조양호 회장의 자녀인 현아ㆍ원태ㆍ에멜리리 3남매는 기내면세품 통신판매업체인 싸이버스카이의 지분이 있다. 이 회사는 대한항공 기내면세품을 연간 421억원어치 독점 판매한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씨는 조선호텔베이커리(1천678억원)와 관련된다. 이 업체는 신세계백화점 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커피ㆍ베이커리 달로와요, 베키아에누보 브랜드를 갖고 있고 이마트에 빵과 피자를 공급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회장이 대표인 현대그린푸드는 외식브랜드 베즐리의 12개 매장 중 11곳을 현대백화점에 두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규모는 3천950억원이다

이외에도 효성과 두산가의 3세 조현준, 박정원씨는 효성토요타(477억원), 디에프엠에스(418억원)를 통해 토요타자동차와 재규어ㆍ랜드로버를 각각 수입판매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자녀의 상당수가 몇십억원, 몇백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계열사의 도움을 얻어 쉽게 사업을 하고 있다”라며 “기업가 정신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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