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ㆍ포르투갈, 그리스 바통 물려받나

스페인ㆍ포르투갈, 그리스 바통 물려받나

입력 2012-03-13 00:00
업데이트 2012-03-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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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임박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인의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날 410bp(1bp=0.01%)로 올랐다. 이는 지난달 말 370bp보다 10.8% 급등한 수치다.

포르투갈의 CDS 프리미엄도 이달 들어 1,184bp에서 12일 1,246bp로 5.2%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의 상승은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 5위의 경제대국이어서 위기를 맞게 되면 세계 경제에 그리스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스페인이 시장의 초점이 된 것은 지난 2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올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4.4%에서 5.8%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힌 탓이 크다.

이 발언은 스페인이 유로존에 한 약속을 스스로 깨는 것이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로존과 스페인이 12일 스페인의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5.3%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의 발언은 스페인이 다시 유로존의 위험 국가로 거론되도록 하는 원인이 됐다.

스페인 재정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재정 감축을 위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스페인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은 -0.3%로 수축 국면에 들어섰으며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 경우 스페인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스페인이 그리스처럼 디폴트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아직은 우세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스페인은 제2의 그리스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동양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스페인 재정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위기가 외부로 전이될 경우 첫번째 대상은 스페인보다는 포르투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13% 이상으로 올라 정부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포르투갈이 2차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그리스와 같이 민간채권단에 일부 손실을 떠넘기는 국채교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최근 포르투갈이 그리스처럼 부채를 조정하고 결국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시장의 잠재적인 악재로 남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재정 위험은 장기적으로 수면 위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철희 연구원도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계속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다른 요인들과 결합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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