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세력 증가로 유가 변동성↑…증시에도 악재

투기세력 증가로 유가 변동성↑…증시에도 악재

입력 2012-03-18 00:00
업데이트 2012-03-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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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시아에서 유가 상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 4위 원유수입국이자 3위 석유제품 수출국으로서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 때문이다.

고유가는 증시에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에는 국제석유시장에 투기 세력 비중이 높아져 유가가 급변할 우려가 있어 또 다른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의 영향을 고려한 현명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근본적으로는 유가 급등락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격을 안정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되풀이된다.

◇유가급등ㆍ변동성 확대 ‘겹악재’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한국 수출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 급등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이란 사태 등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탓이어서 부정적 영향이 크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에너지정책본부장은 18일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한국 물가가 0.2%포인트 오르고 국내총생산(GDP)은 0.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원유 등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기자금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원유 투기 순매수포지션은 지난 6일 기준 32만 계약으로 사상 최고치의 92%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2일 21만4천 계약에서 2개월간 49.4% 급증했다.

휘발유에 대한 투기 순매수포지션은 지난해 12월20일 5만 계약에서 6일 9만6천 계약으로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로 투기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상황이 급작스럽게 변하면 투기세력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 원유 가격이 이들에 의해 크게 휘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투기 수요 증가로 최근 국제유가가 펀더멘털을 반영한 수준보다 배럴당 20~30달러 높게 형성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고유가가 순차적으로 비용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농산물, 소재, 제조업 제품 물가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유가 전망 ‘안갯속’…선별적 투자 필요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유가 급등락은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업종은 고유가의 혜택을 볼 수도 있으므로 유가 영향을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하다.

유익선 연구원은 “3월 중순부터는 난방용 수요가 줄어들면서 초과 공급이 될 상황이 높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고유가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현재 수준에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나왔다.

키움증권 홍정표 연구원은 “이란 문제가 결국 무력 충돌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고 투기도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된다. 유가가 급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종목별로 차이가 있다.

홍 연구원은 “해운주나 항공주처럼 원유를 많이 소비하는 업종은 비용이 증가해 고유가로 손해를 보겠지만 정유주와 화학주는 유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주와 화학주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권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중동 원유수출국으로부터의 건설과 선박수요가 늘어나 대외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건설 및 조선 산업 등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짐에 따라 원유 수입처를 구소련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안정화 대책도 요구된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유가 급등시 가격 상승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충격을 완화할 방법을, 중장기로는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원우 연구원은 “이란 핵과 관련한 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대체 수입선 확보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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