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입자본 82%는 ‘수시유출입성’

국내 유입자본 82%는 ‘수시유출입성’

입력 2012-05-14 00:00
수정 2012-05-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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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자본이동 행태’ 보고서… 속도도 신흥국보다 2배 빨라

국내에 유입된 자본 가운데 주식, 채권, 차입처럼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수시유출입성 자본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신흥국의 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 유입되는 속도도 신흥국보다 최대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나 급격한 자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3일 발간한 ‘자본자유화 이후 한국의 자본이동 행태’에 따르면 외국인의 자본 유입은 2000년대 들어 활발해졌다. 외국인은 특히 채권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1990~1999년에는 유입 자본 가운데 채권 비중이 28.7%였지만 2000~2010년에는 58.4%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주식 비중이 가장 컸다. 2010년 말 기준 외국인 주식투자 비중은 41.8%였고, 채권(22.6%), 차입(17.8%), 직접투자(17.7%)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규일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장 등은 “국내 주식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주가가 오르면서 외국인 보유주식의 평가액도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시유출입성 자본 비중은 2010년 말 기준 82.2%까지 커졌다. 이는 중국, 브라질 등 40개 신흥국의 평균인 48.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흥국은 외국인 직접투자가 50%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16~17%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은 연구진은 “경제발전 단계가 성숙할수록 직접투자보다 주식, 채권 등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많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지만, 신흥국 평균에 비춰볼 때 국내 수시유출입 자본 비중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국내 자본 유입 속도도 신흥국보다 1.5~2배가량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채권과 차입은 경기가 좋아지면 급속도로 늘었다가 나빠지면 곧바로 빠져나가는 등 경기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본 유출입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할 수 있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간 금융기관 스스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제도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2-05-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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