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국내 고교생서 첫 집단발생

백일해, 국내 고교생서 첫 집단발생

입력 2012-05-25 00:00
수정 2012-05-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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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발생규모.전파경로 파악 중”

백일동안 기침이 지속된다는 ‘백일해’가 전남 영암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집단 발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퇴치된 것으로 알려진 백일해가 이같이 집단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확한 발병 규모와 전파 경로를 파악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고등학교의 백일해 의심환자는 전교생 280여명 가운데 지난 3월부터 기침과 인후통을 앓은 적이 있는 200여명이다. 대부분은 회복했으나 지난 25일 최종확인 결과 36명이 백일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백일해 집단 발병이 처음 알려진 것은 이 학교 보건교사가 이달 초 중간고사 기간 기침환자가 평소보다 많다는 사실을 보건소에 신고하면서다. 역학 조사 결과 3월에 1학년 학생 10명이 기침을 했고, 4월부터 2학년에서도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일해는 전염성이 높아 가족 내에서 2차 발병할 확률이 80%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백일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환자의 격리치료, 유증상자 감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인근 학교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환자 감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라는 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이 균의 독소가 기도 내 염증과 심한 기침을 유발한다. 대개 7~10일 간 잠복기를 거쳐 콧물, 결막염, 눈물, 기침,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백일해 기침은 점차 심해져 발작적인 기침 끝에 ‘웁’ 소리가 나거나 구토가 동반된다. 끈끈한 가래가 나오기도 하며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되는 것도 특징이다. 회복기에 들어서면 기침의 횟수와 정도가 줄어든다.

백일해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 생명에 위협이 될만큼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영·유아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정부가 백일해를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질환으로 관리하는 이유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생후 2, 4, 6개월 때 3차에 걸쳐 기초접종을 맞는다. 이후 또 다시 3차례에 걸쳐 생후 15~18개월, 만 4~6세, 만 11~12세 때 추가접종을 맞아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기초접종률은 높지만 이후 추가접종률이 낮아, 영·유아 때 접종한 백일해 백신의 방어 효과가 연령이 증가하며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도 백일해 예방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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