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여력 제로’ 100가구 중 3가구꼴

‘재무여력 제로’ 100가구 중 3가구꼴

입력 2012-08-06 00:00
수정 2012-08-0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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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대출상환후 남는 돈 없어

매달 생활비를 쓰고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돈이 하나도 없고, 순자산(자산-부채)도 없는 가구가 100가구당 3가구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는 100가구당 13가구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기준이었다는 점에서 현금 흐름이 꽉 막힌 가구가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중 소득에서 소비와 부채상환액을 빼면 남는 돈(재무여력)이 없고 순자산도 없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3.28%다. 지난 1년간 경제여건이 악화된 점을 고려, 재무여력이 소득의 10% 미만에 순자산은 자산의 20% 미만에 불과한 가구까지 부실가구로 볼 경우 이 비율이 4.95%로 늘어난다. 100가구당 5가구라는 얘기다.

소득 1분위에서는 이 비율이 4배로 뛴다. 1분위 가구 중 재무여력 0% 미만에 순자산 0% 미만인 가구는 13.48%, 재무여력이 10% 미만에 순자산 20% 미만인 가구는 18.03%다.

김영일 KDI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부채가구가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득 감소나 자산가격 하락 등의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영세 자영업자와 저임금 근로자 그룹에서 부채상환여력이 취약한 가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재무여력이나 순자산 모두 마이너스인 가구가 갖고 있는 빚은 전체 부채의 3.1%로 추정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911조원임을 감안하면 이미 28조원이 시한폭탄인 셈이다. 재무여력이 10% 미만이고 순자산이 20% 미만인 가구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전체 부채액의 6.3%, 57조원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거주 부채가구 중 재무여력 10% 미만인 가구는 4.44%로 전국 평균(4.95%)보다 다소 낮다. 하지만 수도권의 집값이 더 떨어지고 조정기간이 지속된다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수도권의 집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조정세를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증가율을 보여 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12-08-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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