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주범’ 학군수요 자취 감췄나

’전세난 주범’ 학군수요 자취 감췄나

입력 2012-08-27 00:00
수정 2012-08-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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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대치동·목동·중계동 전셋값 일제히 하락…서울 전체는 상승”중학교 배정 끝나는 가을철에는 수요 늘 듯”

최근 2년 동안 전세난을 주도한 학군수요가 올해 여름에는 잠잠한 모습이다.

전세시장의 ‘큰손’인 학군수요의 움직임이 덜하다는 점에서 가을 이사철때 마다 들썩이는 전셋값 오름폭이 예년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부동산114가 2009~2012년 서울 지역의 7월 전세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의 전세시세는 올해 들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세가격은 6월에 비해 대치동이 0.06%, 목동이 0.11%, 중계동이 0.04% 각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전셋값이 0.01%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학군 선호지역의 전세시장이 더욱 한산했다고 볼 수 있다.

명문 학군의 전세 동향은 예년과 비교해도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2년 전인 2010년 7월 전세가격 상승률은 대치동 0.06%, 목동 0.43%, 중계동 0.06%로 모두 서울 전체 평균치(0.04%)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에도 대치동 2.3%, 목동 0.69%, 중계동 1.13%가 각각 올라 서울의 평균 전셋값 상승률(1.16%)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인 것은 명문 학군에 대한 ‘묻지마식’ 선호 현상이 약해진 데다 가격 장벽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워낙 커 예전처럼 자녀 교육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 어렵고, 혁신학교 등으로 좋은 학군이 분산되는 추세도 한 몫하고 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보통 여름방학 기간에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학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한산한 모습”이라며 “경기침체와 대체학군 성장으로 학군 밀집지역으로 진입하는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치동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명문 학군의 전셋값이 너무 올라 지금은 신규 수요가 진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

따라서 올해 여름 전세수요는 대치동 등 비싼 학군 인기지역 대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외곽 지역에 주로 쏠리는 양상이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달 금천구와 구로구의 전세가격은 각각 0.17%, 0.11% 올라 서울 25개구 중 상승률 1, 2위를 나눠 가졌다.

최근 2주 연속 서울의 전세가격이 0.01%씩 올라 가을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세시장의 한 축인 학군수요가 예년과 달리 잠잠한 이상 심각한 가격 급등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다만 가을철에는 내년도 학교 배정을 앞두고 원하는 지역으로 이사하는 막바지 학군수요가 움직일 것으로 보여 여름보다는 명문 학군의 전세가격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목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 내년 원하는 중학교에 입학하려면 10월 말까지는 전입을 해야 한다”며 “중학교 입학을 위한 학군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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