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정비, 기간 짧아지고 횟수 줄어

원자력발전소 정비, 기간 짧아지고 횟수 줄어

입력 2012-08-27 00:00
업데이트 2012-08-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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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 발전소를 정비하는 기간은 짧아지고 정비 횟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연합뉴스가 국내에 있는 전체 원자력 설비의 계획예방정비(Overhaul)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각 설비를 최초에 정비할 때는 평균 70.5일간 작업했다.

이에 비해 최근 이뤄진 계획예방 정비는 평균 37.0일 걸렸다. 정비에 걸리는 시간이 처음보다 평균 47.5% 줄어든 것이다.

고리 3호기는 1986년 7월5일부터 78일간 첫 정비를 했는데 작년 4월에 시작한 정비는 31일 만에 끝냈다.

영광 1호기는 첫 정비에 70일이 걸렸는데 올해 2월에 실시한 정비는 기간이 28일로 단축됐다.

모든 설비의 점검 기간이 한결같이 짧아지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업운전 초기보다 정비 일수가 줄었다.

국내 최초의 원자력 설비인 고리 1호기는 1978년 10월24일 시작한 첫 계획예방정비를 70일 만에 마쳤다.

이 설비의 정비 기간은 이후 단축과 연장을 반복했고 올해 2월에는 29일까지 줄었다.

정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전반적으로 늘었다. 원자력 설비는 첫 계획예방정비가 끝나고 평균 318.9일 뒤에 두 번째 정비를 받았다.

최근 정비는 직전 설비가 이뤄지고 평균 454.8일 지나서 이뤄졌다.

정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최초와 비교하면 42.6% 길어졌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볼 때 정비 횟수가 감소한 것이다.

다만 간격이 단선적으로 길어진 것은 아니고 연장과 단축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원자력 당국은 ▲기술 변화 ▲전력수요에 따른 원전이용률 ▲성과주의 등을 변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원자력 설비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료 사용 기간이 길어졌다.

초기에는 10∼11개월 정도 설비를 가동하면 연료를 교체해야 해 이 시기에 정비했지만, 기술 발전으로 이제 연료 사용 기간이 1년 반 안팎이 됐다.

정비 경험이 쌓이면서 소요 시간도 줄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수요가 높았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름 파동 등을 겪으면서 전력 공급을 원전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자 원전을 더 오래 가동해야 해 이용률이 높아진 것이다.

당국은 빨리 정비를 마치고 설비를 오래 가동하는 원자력 사업소가 경영을 잘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성과주의도 정비 기간과 주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처럼 정비 단축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했고 안전성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명확히 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원전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무리한 정비 단축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발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비 기간을 단축하면 정비 담당자가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게 된다”며 “원자력 설비 1기의 하루 매출액이 대략 10억원 정도라고 보는 만큼 경제적인 원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기간이 줄었다고 정비를 소홀히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비할 수 있도록 노(爐)형별 표준 공기를 산정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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