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내부거래 급증] “내부 거래 표현부터 잘못 경영효율 위한 계열사간 협력”

[재벌 내부거래 급증] “내부 거래 표현부터 잘못 경영효율 위한 계열사간 협력”

입력 2012-08-31 00:00
수정 2012-08-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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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하는 재계

“내부 거래라는 표현부터 잘못됐다. 기업들이 계열사를 왜 두는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들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묻고 따지지도 않고’ 계열사 간 거래면 무조건 내부 거래로 못 박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LG전자에서 선보인 스마트폰 ‘옵티머스G’는 그룹의 총역량을 결집해 나온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다는 게 무엇인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시너지를 높여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업종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계열사 간 협력을 내부 거래로만 깎아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반도체 등 중후장대한 산업이나 식품 등 일부 업종은 특성상 수직 계열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가령 현대차그룹이 본업만 놔두고 다른 분야를 다 외부에 주면 원활한 부품의 납품이 어렵고 해외 기업들에 영역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심화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답답해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정한 입찰 과정 없이 친인척 회사라는 이유로 거래를 했다면 업체에도 당연히 문제가 된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기업이 그토록 한가하게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도나 장기 계약 등의 관점에서 계열사가 비계열사보다 단가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불법·탈법적인 내부 거래는 문제가 있으며, 이를 시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공정위 감시로도 내부 거래의 성격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기업별로 내부거래방지위원회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08-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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