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압수수색, ‘리베이트 대행사’ 도마에

동아제약 압수수색, ‘리베이트 대행사’ 도마에

입력 2012-10-10 00:00
업데이트 2012-10-10 17: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업계 1위 동아제약이 10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자 제약업계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도를 넘어선 리베이트 영업에 따른 수순”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병ㆍ의원 관계자들에게 처방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리베이트 규모는 수사반이 파악한 규모만도 90억원이나 된다.

수사반이 밝힌 ‘거래 에이전시’란 일종의 리베이트 대행 업체로, 업계에서는 ‘마케팅 대행사’로 통용된다.

이들 대행사는 기획사나 광고대행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제약사를 대신해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리베이트로 약값 인하를 당한 모 회사도 마케팅 대행사를 통해 뒷돈을 전달한 사실이 수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국내 중견 제약사 대표 B씨는 “동아제약이 업계 1위이면서도 ‘리베이트 경쟁’을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뒷돈을 준 쪽만이 아니라 받은 쪽도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하는 등 단속 칼날이 날카로워지자 마케팅 대행사 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변칙 리베이트’가 생겨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B대표는 전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의사의 처방권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실상 전무해 복제약 위주의 국내 제약사가 ‘뇌물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리베이트 관행은 제약사 때리기나 처벌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업계 1위 기업이라고 해서 이런 구조를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외국처럼 보험자(공공·민간 의료보험), 환자, 약사 등이 약품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수사는 동아제약 내부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제약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