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재발사일정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나로호 재발사일정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입력 2012-10-29 00:00
업데이트 2012-10-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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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연기 인상줄 수있어”..고장 원인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3차 발사가 다음달 중~하순께 다시 시도된다.

그러나 아직 지난 26일 발사 중단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당국이 서둘러 재발사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나로호 발사관리위원회에서 나로호 3차 발사 예정기간이 다음달 9~24일로 정해졌고, 이 일정을 곧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름에 이르는 발사 예정기간은 6일 정도였던 첫 번째 예정기간(10월 26일~31일)과 비교해 두 배나 길다. 그만큼 아직 최적의 발사예정일이 구체적으로 계산됐다기보다는 국제기구 통보를 위해 일단 가능한 넓은 범위의 발사 가능 기간을 잡아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도 “9일에 꼭 발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9일 이후에 발사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주 말께 (문제가 된 고무 실에 대한) 기술적 분석이 나오면 24일 이전에 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첫번째 발사예정일이었던 지난 26일 헬륨 가스 주입 과정에서 발견된 발사체-발사대 연결부위 고장의 원인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을 제시하며 재발사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점이다.

교과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26일 이후 연료공급라인인 연결포트(CD-2)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 파손된 기체 밀봉용 고무 실(seal)은 모두 3개였다. 당초 찢어진 것이 육안으로 확인된 바깥 쪽 실 1개 뿐 아니라 연결포트 내부 헬륨공급 파이프에 사용된 2개도 파손됐다.

러시아 제조사측에 문의한 결과 “제품을 계속 만들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게 항우연측 전언이다.

이에 따라 정밀 조사를 위해 문제의 실은 이날 모스크바로 급히 보내졌다.

연결포트와 발사체 사이에서 발견된 틈도 예사롭지 않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발사체와 연료공급라인 연결포트 사이에) 틈이 2㎜ 정도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실 파손 때문에 발사체-연결포트 접합부에 틈이 발생했는지, 아니면 틈이 먼저 생겨 실이 파손됐는지 선후 관계를 밝히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원인 조사와 분석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도 일정을 먼저 잡은데 대해 일단 당국은 지난 27일 새로운 실로 교체해 220기압으로 수행한 밀봉 시험에서 누설이나 파손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노 전략기술개발관은 “이달 31일 전에 쏜다고 국민이 다 알고 있었는데, ‘무기한 연기’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2주일을 (발사예정기간으로) 설정해 미리 알린 것”이라며 “기상 조건도 더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 결론이 나온 다음에 발사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국민에게 먼저 알려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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