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심포지엄 “다른 에너지원과의 상대 가격 개선 필요”김중겸 “동계 예비전력 100만㎾ 붕괴 우려”…사직 이유는 답변 피해
극심한 한파로 내년 초까지 동절기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수요를 관리하려면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국전력이 12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전력수요 예측 정확도 제고와 합리적인 수요관리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주제발표와 패널토의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학계, 산업계, 소비자단체에서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김성완 수요관리팀장은 패널 토의에서 “전력수요 절감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전력효율 향상사업을 확대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하계 피크시에는 다양한 미가동 발전설비를 활용해 비상시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임재규 에너지절약실장은 “전력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격인상 외에도 에너지 효율향상, 수요관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정희정 사무처장은 “수요관리를 위해 가전제품의 효율 향상이 필수적이며, 전기를 쓰지 않거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가전제품의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진행된 주제 발표에서 정순희 이화여대 교수는 “단순히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는 전력전환 수요 통제가 어려우며, 다른 에너지 가격과의 상대가격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경빈 숭실대 교수는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을 통해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기 전력수요예측의 정확도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지적했다.
이밖에 이창호 전기연구원 전력산업 연구센터장은 수요관리 요금제 도입을, 한전 윤용범 수석연구원은 계절별·고객별 전력소비특성을 분석해 수요관리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행사 인사말에서 “이번 겨울에는 예비전력 250만㎾에 예비율 3%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지만, 발전기 불시고장이나 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이면 100만㎾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공급 능력은 크게 늘지 못한 반면 수요는 증가했고 발전시설, 송·변전 시설 고장 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작년 9·15 순환단전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력수요 예측이 (어긋난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수요 예측의 정확도 제고와 합리적인 수요 관리 방안을 주제로 설정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행사장을 떠나는 김 사장에게 전력 위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를 묻자 “감기 조심하시라”며 답변을 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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