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매각작업 ‘삐걱’…새 정부로 넘기나

항공업계 매각작업 ‘삐걱’…새 정부로 넘기나

입력 2012-12-02 00:00
수정 2012-12-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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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매각 일정 2주 늦춰져..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빨라야 대선 직후티웨이항공도 매각 작업 난항

정부가 추진해오던 항공업계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되자 결국 새 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일 산업·금융업계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경영난으로 매물로 나온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 매각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KAI 매각 일정은 당초 예정보다 2주 늦춰졌다.

정책금융공사는 KAI에 대한 예비실사 기간을 이달 7일로 2주 연장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나선 KAI에 대한 본입찰은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17일로 연기됐다.

공사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매각을 반대하는 KAI 노조가 현장 실사를 막아 실사 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공사는 당초 지난달 말 본입찰을 거쳐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대통령 선거 전에 매각 절차를 끝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기간 연장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대통령 선거 직후에 가능하게 됐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현장 실사를 하지 못해 실사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선협상대상자는 본입찰 2~3일 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KAI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선거 전후로 기업 인수.합병(M&A)에 신경을 쓰기가 어려운데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M&A를 결정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A와 대통령 선거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새 정권 출범을 코앞에 두고 매각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KAI 지분은 공사가 보유한 지분 26.4% 가운데 11.41%와 삼성테크윈(10%), 현대자동차(10%), 두산그룹(5%) 등 주주들이 보유한 41.75%로 사실상 공기업인 공사가 매각을 주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저가항공사 티웨이항공 매각 작업도 가격 협상 난항 등으로 순탄치 않다. 티웨이항공은 실질적인 대주주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지된 후 공기업인 예보로 넘어갔다.

예보는 현재 청주공항관리 컨소시엄 등 2~3개 인수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인수 자금 문제로 계약자를 낙점하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두 차례 입찰에서 유찰된 경험이 있는데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매각이 지연될수록 기업 가치가 빠르게 악화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항공 산업 안정 측면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가 어려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빨리 매각하기 위해 자금력이 부족한 인수자에 넘겼다가 다시 부실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보름가량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티웨이항공 매각도 결국 새 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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