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실적 바탕 이재용 보폭 확대

‘전자’ 실적 바탕 이재용 보폭 확대

입력 2012-12-06 00:00
업데이트 2012-12-0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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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인사 의미와 전망

5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진함에 따라 앞으로 이 부회장의 활동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식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식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장이 된 지 2년이 지나 승진이 예상됐지만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로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재확인된’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이 이 부회장의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경영자로서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TV·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의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쟁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영 전반을 지원,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길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경영기획실 상무보, 2003년 상무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마친 뒤 2007년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승진했다. 2009년에는 부사장, 2010년 사장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번 인사로 그룹 후계자로서 이 부회장의 입지는 명실상부하게 공고해졌다. 다만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승진을 경영승계와 연결짓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정기적으로 출근하고 해외 출장을 다닐 정도로 여전히 현장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승진을 ‘경영권 승계 가속화’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은 이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을 물을 때마다 “아직 더 공부해야 한다.”는 말로 비켜 갔다. 그러나 삼성전자 ‘성적표’를 토대로 이뤄진 이번 승진은 이 부회장이 경영수업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힐 때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경영선언(1993년) 20주년이 되는 내년을 앞두고 불투명한 경제상황은 물론 삼성의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도 작용했다.

이 부회장은 그간 국내외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며 ‘믿음직한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다져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을 대표해 해외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각국의 고위 관료들과 잦은 만남을 가졌다.

3세 경영의 본격 시동을 걸기 위해 이번에도 핵심 인재가 전진 배치됐다. 지난해 6월 삼성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기용됐을 때 이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고 가기 위한 밑그림이란 해석이 많았다.

이번엔 MBC 기자 출신으로 삼성의 ‘입’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인용 부사장이 사장으로 올라섰다. 이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이 사장은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입사한 후 로비 사건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승진은 경제·사회적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후계 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대외 홍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의 핵심인 DMC(완제품)부문 경영지원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상훈 사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DMC부문장이 여전히 공석인 상황에서 그룹 내 재무·관리통으로 알려진 이 사장이 신임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를 든든히 떠받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12-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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