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엔진 꺼지나…GDP 성장률 ‘바닥’

한국경제 성장엔진 꺼지나…GDP 성장률 ‘바닥’

입력 2012-12-06 00:00
업데이트 2012-12-0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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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악화가 원인…올해 성장률 2.4% 달성 어려워내년 성장률 기대치도 하향조정 불가피할 듯

우리나라의 성장엔진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한은은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내수악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나마 우려했던 마이너스(-)성장 가능성이 4분기에 없다는 점이 다행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갔고 내년 기대치도 3% 밑으로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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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6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3분기 국민소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6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3분기 국민소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장률 시나브로 금융위기 수준까지 전락

그동안 우리나라 성장이 침체했던 때는 큰 외부 충격이 있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가 그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의 성장률 둔화 양상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동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대비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3%에서 1분기 0.9%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2분기 0.3%, 3분기 0.1%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특히 3분기 제조업은 전기대비 -0.4% 성장을 기록하며 전분기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밀기기(-9.1%), 운송장비(-4.4%) 등에서 타격이 컸다.

서비스업은 전기대비 0.1% 성장하며 선방하는 듯 했지만 이는 새 휴대전화가 출시되는 등 일시적 요인에 힘입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성장률 침체에 대해 “설비투자(-4.8%)를 중심으로 내수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수출은 0.6%포인트인데 반해 내수는 -0.5%포인트였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고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1분기 7조8천억원에서 2분기 6조2천억원, 3분기 4조5천억원으로 하락세다. 3분기 투자액은 10분기만에 최소수준이다. 반면에 현금보유량은 9월 말 현재 18조8천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보다 4조원 가량 늘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자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앞둔 터라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하다는 설명도 있다. 한은은 “과거 통계를 보면 대선 등 정치 일정을 앞두고선 설비투자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이러한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성장 예측도…전문가 “4분기엔 나아질 것”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와 투자지표는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전년 동월 대비 -1.0%), 건설업(-1.5%)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4분기 성장이 3분기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그러나 한은은 “10월 실물지표는 좋지 않지만 11~12월 수출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크게 좋아질 것 같진 않다”고 말해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봤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중국경제 등 대외여건도 개선되는 추세”라며 “4분기가 3분기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LG 경제연구원 신민영 부문장은 “3분기가 경기 저점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하지만 4분기 반등하는 힘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다만, 한은이 예상한 연 2.4% 성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작년 12월 올해 성장전망을 3.7%로 잡았다. 그러다 올 4월 3.5%, 7월 3.0%, 10월 2.4%로 연거푸 낮췄다.

현재로선 연 2.4% 전망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전기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6~2.7%를 성장해야 한다.

임 위원은 “이는 나올 수 없는 숫자”라며 “결국 올해뿐 아니라 내년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도 “올해 실적치가 계속 낮아지면 같은 성장경로라도 내년에 자연스럽게 하향하게 된다”라고 말해 내년도 전망을 어둡게 봤다.

현재 한은은 내년 성장률을 3.2%로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2%대로 잡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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