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사업, ‘공공개발’로 회생할까

용산개발사업, ‘공공개발’로 회생할까

입력 2013-02-28 00:00
업데이트 2013-02-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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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 주주간 싸움은 일단락…증자 성공 여부는 불투명

자금난과 1, 2대 주주간 갈등으로 좌초위기에 몰렸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최대주주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자본금 증자안을 내놓은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용산개발 주도권을 놓고 지속된 1, 2대 주주 간 싸움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그러나 대다수 민간출자사가 증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코레일의 증자안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유일하게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있는 삼성물산이 증자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1조4천억원을 모두 부담하는 것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투자자를 끌어들여 증자에 나서기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용산개발 경영권 갖나 = 드림허브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1조원인 드림허브의 자본금을 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긴 ‘사업협약서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코레일이 2조6천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조4천억원을 삼성물산 등 민간출자사들이 출자하는 것이다. 10명의 이사 중에서 코레일 3명, 롯데관광개발 2명, 삼성물산, 푸르덴셜 등 7명이 참석해 증자안에 찬성했다.

코레일이 완공 시점에 드림허브에서 받을 땅값 5조3천억원 중 2조6천억원으로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드림허브는 부채(땅값)가 5조3천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줄어들고 4천860억원 정도의 이자 비용도 절약된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이 방안이 성공하면 공기업인 코레일이 드림허브 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갖게 된다. 코레일의 보유 중인 드림허브 지분이 25%에서 57%로 높아지고 사업은 민간개발에서 공공개발로 변경되는 것이다.

반면 민간 출자사 지분율은 현 75%에서 20%대로 줄어든다. 삼성물산은 지분이 6.4%에서 29.2%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서지만 롯데관광개발은 보유 지분이 15.1%에서 3%로 낮아지게 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 성공과 서부이촌동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코레일의 이런 방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사실상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사업 주도권을 갖고 가다가 사업이 무산되면 회사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관광개발은 또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보유 지분 가운데 과거 삼성물산이 위탁한 45.1%를 코레일에 양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롯데관광개발의 보유 지분은 25%만 남게 되는 반면 코레일은 7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롯데관광개발은 증자안을 수용해주는 대신 코레일 측이 약속한 4천160억원의 랜드마크 계약금을 조속히 내라고 압박했다.

◇증자 성공 여부, 삼성물산이 ‘변수’ = 그러나 증자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이르다.

민간출자사들의 증자 몫이 변수다.

KB자산운용, 푸르덴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입장이 유동적이고 롯데관광개발도 증자에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민간출자사들 중에서 증자에 나설 여력이 있는 곳은 삼성물산뿐이다.

코레일의 구상은 시공권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이 랜드마크 빌딩 시공비로 받을 예정인 1조4천억원을 미리 출자전환하면 개발 사업권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롯데관광개발이 코레일의 증자안을 수용한다는 결정에 환영하지만 민간출자사들 중에서 단독 증자 참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증자안은 이사회에서 모든 출자사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심정적으로 우리(삼성물산 단독 부담)에게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단독 증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삼성물산은 2007년 개발사업 주관사로 선정됐지만 2010년 주관사 지위를 반납하고 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조달이 어렵고 사업계획 역시 무리하게 짜여 용산 사업은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지분만큼의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에 변함 없다”며 “증자를 하더라도 삼성이 독자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측은 민간출자자들의 동참 없이는 코레일의 단독 참여와 빌딩 계약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간출자사들 중에 증자에 참여할 곳이 나서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증자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민간출자사들과 계속 협의하고 삼성물산의 출자 참여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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