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북 방폐장 준공 임박…월성1호 원전은 잠잠

경주 양북 방폐장 준공 임박…월성1호 원전은 잠잠

입력 2014-03-02 00:00
업데이트 2014-03-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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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과 양남면의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는 차량으로 8분 거리에 불과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단계 건설현장 공정률 99%를 자랑하는 방폐장은 마무리 공정이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15개월째 터빈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월성 원전 1호기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난달 28일 월성원자력 환경관리센터 입구에서 출발한 취재차량이 도착한 곳은 커다란 2개의 동굴 입구.

취재 차량은 우측의 건설동굴을 옆으로 한 채 좌측 운영동굴로 들어갔다.

면적 214만139㎡의 방폐장은 운영동굴(1천415m), 건설동굴(1천950m), 하역동굴, 수직출입구(207m) 등 지하시설과 방폐물 건물, 인수저장건물 등 지원시설, 홍보시설 등 지상시설로 구성된다.

취재진에 개방된 운영동굴은 방폐물을 운반하는 구간으로, U자형 커브로 이어지다 아래쪽으로 직선형태로 뻗어 있었다. 이 직선 구간에 운반된 방폐물 드럼을 사일로(저장고)로 적재하는 하역동굴이 있고 동굴 가장 뒤쪽에 사일로가 있다.

사일로는 검사가 끝난 폐기물을 트럭으로 운반해 최종 처분하는 장소로, 방폐장 기술의 핵심이다. 해수면 아래 80~130m에 있는 사일로는 두께 1~1.6m, 높이 50m, 지름 25m의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개당 용량 1만6천700드럼인 사일로 6개에 방폐물 10만 드럼이 들어간다. 시설이 방폐물로 다 차면 뒤채움재를 채우고서 완전히 폐쇄해 격리된다.

이때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밀리시버트) 미만으로 관리된다. 이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 1, 가슴 X선 1회 검진시 방사선량인 0.05mSv의 5분의 1 수준이다.

중저준위 방폐장 1단계 건설현장의 현재 종합공정률은 99%로, 사일로 내에 크레인 설치와 시운전 공정만 남았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최기용 토건실장은 “다음 달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6월 방폐장을 준공할 예정”이라며 “암반, 지하수 관련 안전을 확보했으며 정전이 되더라도 최장 30일간 자체 발전으로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폐장 아래쪽으로는 월성 원전 6호기가 있고 남쪽으로 따라 내려가면 가동이 중단된 월성 원전 1호기가 나온다.

1983년 4월 22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 20일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돼 현재 정지 상태다.

2009년 12월 30일 계속운전 인허가 신청을 내 2010년 12월 15일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서류적합 통보를 받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발하자 지진, 해일, 안전기능 상실, 중대사고, 비상대응 상황 발생 시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추가돼 심사 기간이 길어졌다.

원전은 설계수명이 만료되더라도 정부의 안정성 심사를 통과하면 10년간 계속 운전을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원전 436개 중 계속운전 중이거나 승인을 받은 원전은 150개에 달한다.

2007년 6월 정지된 고리 1호기는 6개월 만인 그해 12월에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이지만 월성 1호기는 정지된 지 15개월째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2009년 4월부터 839일간 경수로 원전의 원자로에 해당하는 압력관을 신품으로 교체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 조치로 수소제거설비 설치, 이동형발전차량 확보, 격납건물 여과 배기계통 설치 등 중대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월성 1호기를 계속 운전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신규 원전 건설 비용 2조5천억원의 5분의 1 정도여서 단기간 내 대용량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월성 1호기 원자로, 터빈, 연로, 전기설비 제어를 위한 직원 350명의 인건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지만 1호기 가동 중단으로 하루 1억 원어치의 전기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에도 민관 합동 검증단의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일부 심사위원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해 회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을 1년 남긴 조왕기 월성 1호기 발전소 소장은 “계속운전이 되는 것을 보고 나가고 싶은데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라며 “하드웨어적인 조처는 다 마쳤으므로 가동하면서 미미한 부분을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소장의 희망과 달리 최근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재가동 101일 만에 고장으로 가동을 멈춰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허용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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