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다”… 금융위원 구인난

“실속 없다”… 금융위원 구인난

입력 2014-03-19 00:00
업데이트 2014-03-19 01: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보수 적고 금융기관 재취업 제한 공석 예정 2명 지원자 많지 않아

금융위원회가 새 금융위원직에 구인난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공정 금융거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하지만 보수가 적고 감내해야 할 것들이 많아 인기가 없다. 공무원 신분이어서 퇴직 뒤 2년 동안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금융업종에 재취업할 수 없다. 말만 ‘꽃 보직’이고, 책임질 일만 많은 셈이다. 때문에 금융위원직을 맡는다는 것은 ‘희생한다’는 의미와 동일하게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8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위원인 이상제 상임위원과 심인숙 비상임위원의 임기가 오는 28일 끝난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모 형식을 통해 적격 요건을 갖춘 새 금융위원을 찾고 있다”면서 “다만 민간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 (금융위원직이) 큰 장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상근직인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2명과 당연직인 기획재정부 차관,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외에 비상임위원 1명 등 모두 9명의 금융위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순수 금융위원으로는 상임위원 2명이 꼽힌다. 별정직 1급으로 연봉이 1억원 안팎이다. 금융위원장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내부와 외부(민간) 출신으로 각각 채운다. 비상임위원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한다. 문제는 금융위원직에 민간 지원자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보통 금융연구원 출신이 추천됐지만, 이번엔 지원자가 없어 법무법인 쪽에서 적임자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연구원 때보다 연봉이 3분의2로 줄고, 사적인 활동에 제약이 있어 명예로만 움직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통화위원은 희망자가 넘쳐나서 문제다. 고위 경제관료 출신부터 저명한 경제학자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금통위원직을 탐낸다. 다음 달 14일 임기가 종료되는 임승태 금통위원 후임으로는 이미 자천타천 10여명이 거론되고 있다. 금통위원을 놓고 ‘신이 숨겨둔 자리’, 혹은 ‘신의 보직’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에는 막강한 권한에도 책임질 일이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금융위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연봉도 꽤 높다. 금통위원은 올해 연봉이 20% 삭감됐는데도 2억 5600만원 안팎이다. 차관급 대우로 사무실과 개인 비서, 대형 차량이 제공된다. 4년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국적 상실 등의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해임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비상근체제로 돌리거나, 전문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3-19 15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