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스템 효율성 전면 점검”…한은 ‘재개혁’ 예고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을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중수 전(前) 총재 시절의 인사시스템 등을 염두에 둔 듯 개혁조치 가운데 부작용이 있는 조치는 곧바로 개선하겠다며 ‘개혁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이 총재는 1일 오전 취임사를 통해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요구를 수용하려면 정책 목표나 수단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무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강조하면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직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할 때는 “한국은행은 국가 정책기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4년 전 김 전 총재가 “한은도 정부다”라고 말한 점이 논란을 빚은 만큼 표현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최근 대외 환경에 대해 “선진국은 아직 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실시한 양적완화는 유례가 없어서 그 여파가 어떤 경로로, 어디까지, 어느 정도 강도로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내적인 경제의 어려움으로는 기업투자 부진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 소득과 부의 격차 확대, 과다한 가계부채와 민간 소비 제약 등을 꼽았다.

한은에 대한 ‘재개혁’ 방향에 대해선 “현행 경영관리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며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곧바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는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며 김 전 총재의 ‘파격 인사’와는 다른 기준으로 조직을 관리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8월 인사를 앞당길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나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19대 김명호 전 한은 총재(1993년3월~1995년8월)가 자리를 함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