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지속에 물가채 인기 시들시들

저물가 지속에 물가채 인기 시들시들

입력 2014-05-21 00:00
수정 2014-05-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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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 이상 상승해야 예금금리와 수익률 비슷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연초 인기를 끌었던 물가연동국채(물가채)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해졌다.

물가채는 경기가 좋아져 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낮아지는 상품이다. 저물가·저성장 기조가 길어지자 물가 상승에 ‘베팅’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물가채 금리(2013년 6월 발행물량 기준)는 1.760%로 지난달 22일의 1.768%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높았다. 채권 금리 상승은 투자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 투자자에게는 손해다.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2011년 6월 발행 물가채 금리도 1.530%로 지난 3월 31일(1.535%)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물가채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 1월 물가채 거래대금은 1조1천260억원으로 지난해 12월(1천420억원)의 8배에 달했다. 2∼4월 월평균 거래대금도 1조760억원으로 탄탄했다.

물가채에 대한 관심이 살아난 것은 지난해 1.3%에 그쳤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는 2.3%(한국은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만기가 10년인 물가채는 표면금리가 연 1.125%로 일반 국채보다 낮은 대신 물가 상승분만큼 원금이 증가한다. 늘어난 원금은 만기에 돌려받고 이자는 주기적으로 지급된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3%라면 물가채를 가진 사람은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연 3.355%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로 물가 상승 기대가 다소 꺾이자 물가채의 인기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지난달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중반대로 올라 과거의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전망은 다른 편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에 불과했고,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4월에도 작년 동기 대비 1.5%에 그쳤다”며 “연간 물가상승률은 잘해야 1.8%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월과 비교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1월 0.5%를 기록한 이후 2월 0.3%, 3월 0.2%, 4월 0.1%로 계속해서 낮아진 데 주목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물가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은행예금과 비슷해져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채는 2012년 말에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기를 얻었지만 낮은 물가 상승률에 금세 ‘찬밥’ 신세가 된 적이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낙관적 물가 전망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이번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간 물가를 가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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