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으로 대박 KCC, 여윳돈 어디에 쓸까

에버랜드 상장으로 대박 KCC, 여윳돈 어디에 쓸까

입력 2014-06-09 00:00
업데이트 2014-06-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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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사업 강화·태양광 재시도·KCC건설 지원 등 ‘전망’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소식으로 ‘대박’을 터트린 에버랜드 대주주 KCC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의 조카인 정몽진 회장이 이끄는 KCC는 에버랜드 주식 17.00%(42만5천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KCC는 2011년 주당 182만원씩 총 7천739억원을 투자해 이를 매입했다.

KCC의 에버랜드 주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0%)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이부진·이서현 사장(각 8.37%)이 보유한 주식 수를 한참 웃돈다.

당시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다수가 에버랜드 주식에 ‘퇴짜’를 놨고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거래 직후 ‘에버랜드 지분 인수가 KCC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지만, KCC의 승부수가 3년여만에 결실을 본 셈이다.

장외 거래에서는 이미 에버랜드 주식 가치가 250만원까지 올라갔지만, KCC가 당장 주식을 팔 가능성은 희박하다. 증권업계는 기업공개 후 에버랜드 주가가 최고 365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이익이 극대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KCC 관계자는 9일 “상장 발표 전에도 소문이 돌았지만, 내부적으로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면서 “상장까지 6개월 이상 남았으니 조용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예측대로 주가가 올라간다면 KCC는 투자액만큼의 차익을 비롯해 1조여원의 여윳돈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박이 확정된 이상, 남은 관심사는 KCC가 이 자금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다.

업계에서는 소재사업 강화, 태양광사업 재시도, KCC건설 지원 등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KCC의 주력 사업은 건축자재와 도료 등이지만, 반도체용·전지전자용 소재와 실리콘 제품 등 소재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업체는 작년 기준으로 건자재에서 매출 1조183억원과 영업이익 954억원, 도료에서 매출 1조634억원과 영업이익 1천795억원을 각각 거뒀지만, 소재사업을 비롯한 기타 부문에서는 영업손실 514억원을 내는 등 고전했다.

미래 신사업으로 각광받는 소재사업은 자본집약적인 데다가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도 어렵다. 이에 KCC의 경쟁업체인 한화L&C는 아예 건자재 부문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밑천으로 소재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KCC 관계자는 “소재 부문의 매출(작년 6천174억원)이 전체의 10% 미만으로 주력은 아니지만, 미래 먹을거리인 만큼 투자 대상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쓴맛’을 보고 잠시 중단한 태양광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KCC는 2008년 현대중공업과 51대 49의 비율로 2천40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KAM을 설립, 연간 3천만t의 폴리실리콘 생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태양광산업의 장기 불황 여파로 KAM이 2011년 말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2012년 2천273억원의 적자를 내자 현대중공업은 2013년 5월 보유 지분을 전량 무상소각하면서 발을 뺐고, KCC가 그해 9월 KAM을 흡수 합병했다.

결과적으로 KCC는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4천438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다. 향후 폴리실리콘 판매가 회복에 맞춰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주로서 동생 정몽열 사장이 맡은 계열사인 KCC건설 지원에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

KCC건설 주식 36.03%를 보유해 정몽열 사장(24.81%)보다 주식 수가 많은 KCC는 경영난에 빠진 KCC건설을 다방면으로 지원해왔다.

KCC건설은 작년 매출 1조81억원에 영업손실 5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 2천205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벗어났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1.81%)에 그쳤다. 부채비율은 298.81%다.

이 업체는 경영난을 타개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4월 1천33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는데 이때 KCC가 절반에 가까운 545억원(40.95%)을 출자했다.

KCC는 또 지난해 KCC건설에 수의계약으로 비주거용 건물 공사를 넘겨 177억원의 매출을 올려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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