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발주 격감에 조선 빅3 ‘빨간불’

해양플랜트 발주 격감에 조선 빅3 ‘빨간불’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4-06-26 07: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호주 FNLG 프로젝트 취소·지연…”셰일가스 영향도 커”

업황부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노릇을 해왔던 해양플랜트 시장에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GDF수에즈와 호주 산토스사가 호주 티모르해 해상에서 추진하고 있던 보나파르트 프로젝트에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업성 평가 단계에서 상업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취소 배경이 됐다.

또 올해 입찰 예정인 FLNG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규모로 꼽혔던 엑손모빌의 호주 스카보로 프로젝트도 상당기간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기의 가격이 1조5천억∼3조원을 웃도는 FLNG는 해저 가스전에서 뽑아 올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이를 액화·저장해뒀다 LNG선으로 수요처까지 운송하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조선업황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FLNG를 비롯한 해양플랜트 부문의 우수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나름 선방해왔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 지금까지 발주된 FLNG 설비를 국내 조선사들이 싹쓸이했다.

그랬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올해들어 격감하는 추세다. FLNG 뿐만 아니라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최근 해양플랜트 설비가 공급 과잉 상태인 것으로 판단, 투자를 보류하거나 철회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건조능력을 갖고 있는 한국 조선사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현대중공업은 해양 부문에서 작년 상반기에 반잠수식시추선, FPSO, FPU 등 7기, 62억 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거뒀으나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2기, 10억 달러의 수주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상반기 40억8천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4기를 수주했으나 올 상반기중에는 단 1건의 수주실적도 없다.

삼성중공업 역시 작년 상반기 8기, 70억5천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올해는 절반가량인 4기, 29억 달러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난히 올해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2∼3년간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가 쏟아져 오일메이저들에게는 올해는 개발계획상 쉬어가는 해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일메이저들은 드릴십, 반잠수식드릴링리그 등 시추 및 탐사 관련 투자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최근 몇년간 노후 시추설비의 교체발주가 대부분 이뤄진 데다 현재 건조중인 드릴십 가운데 용선처를 찾지 못한 곳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셰일가스 생산이 미국을 중심으로 늘어나며 에너지산업의 변화가 생긴 것도 해양플랜트 부진을 가져온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한 반면 프로젝트 비용은 증가한 데다 비전통자원인 셰일가스 붐이 일어나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이 프로젝트 진행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개발에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셰일가스보다 심해 유전 및 가스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게 통설이다.

LG경제연구소 임지수 연구위원은 “최근 2∼3년간 해양플랜트 시황이 호전돼 국내 조선사들의 의존도가 커졌다”며 “셰일가스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해양플랜트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자원의 재배치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