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명 보상 먼저’…반올림 ‘사과 먼저’

삼성전자 ‘8명 보상 먼저’…반올림 ‘사과 먼저’

입력 2014-07-17 00:00
업데이트 2014-07-17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5시간 30분 마라톤협상…별 성과없이 끝나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16일 네 번째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성과없이 협상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협상에 참여한 발병자와 가족 등 8명의 보상 방안을 먼저 논의하자고 주장했지만, 반올림은 사과·보상·재발방지 등 3가지 핵심 의제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협상에서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사과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재발방지대책이나 보상 문제에 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올림 측 간사인 공유정옥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6시간 가까이 이어진 협상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는 뭉뚱그린 사과가 아니라 어떤 점에 대해서 미안한 다는 것인지, 반성한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올림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에 전달한 공식 요구안에서 ▲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 산재보상을 방해한 점 ▲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에게 폭행, 고소·고발을 한 점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협상을 시작하기 전 반올림 측 대표인 황상기씨는 “삼성전자가 지난 협상에서 재발방지 부분을 소홀하게 대하지 않았나 싶다”며 “보상문제뿐만 아니라 사과, 재발방지 가운데 어느 하나 소홀하게 다뤄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삼성전자의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여성노동자 황유미(당시 23세)씨의 부친이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황씨가 처음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등 피해보상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3차 협상에서 제안한 보상위원회 설치와 관련, “협상 테이블에는 없지만, 산재 신청을 한 사람들에게도 신속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보상위원회로 넘기지 말고 여기서 직접 (해결)하자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공유정옥 간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앞서 공개 사과한 만큼 이제는 보상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전무는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한 달 안에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래야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도 적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백 전무는 “산재 신청 사실만으로 보상할 수는 없는 만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위해 보상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재발방지와 관련, 삼성전자가 당사자로서 누구보다 큰 관심이 있으며 필요하다면 생산라인 안전관리 현황을 상세히 설명할 의지가 있다는 게 백 전무의 설명이다.또 독립적·전문적인 제3의 기구를 통해 종합진단을 하자고 삼성전자는 제안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