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국제 금융시장 급변 가능성 철저 대비해야”

이주열 “국제 금융시장 급변 가능성 철저 대비해야”

입력 2014-09-16 00:00
업데이트 2014-09-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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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화·내외 금리차에 유의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과 내외 금리차에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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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통화정책 과제 강연
한은 총재, 통화정책 과제 강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 주최, 초청 세미나에서 ‘정책환경의 변화와 통화정책 과제’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경제정책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급변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내외 금리차와 원화 약세 또는 강세 기대의 변화에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선진국 투자자들은 내외 금리차와 환율을 고려한 채권 기대수익률을 판단, 신흥국에 자금을 투자한다.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되고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띨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와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시기보다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연준이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화가 먼저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유로화·엔화의 약세 요인”이라며 “아베노믹스의 한계에 부딪힌 일본이 추가 완화 조치를 펴면 원·엔 환율 하락 압력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을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고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있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환율을 고려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원·엔 환율 발언을 금리 인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경계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선 노동시장 개혁 등 구조조정의 성과를 봐야 하며, 성패에 따라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돈을 풀어 늘어난 부채가 국민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아베노믹스 성공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관리도 강조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유사시 대외지급을 위한 준비자산인 만큼 안전성과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보유고를 많이 쌓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유사시에 필요한 자산”이라며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한 기회비용이 위기상황 시 발생하는 비용보다 훨씬 작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가 안정만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한은의 금융 안정 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중앙은행의 유기적 거시건전성 감독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위기의 교훈”이라며 거시건전성·통화정책·재정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 사이 협의체를 만드는 등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전 세계적 저성장·저물가 현상과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맞물려 통화정책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조개혁 정책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거시·미시 건전성 정책으로 시스템적 리스크를 축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투자의 한계효율 저하 등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저물가 현상과 관련, “현재의 낮은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주로 공급 측 요인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금융위기를 겪으며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구조적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완화와 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관련해서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주목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그는 “지속적으로 집값이 크게 상승할 것 같지 않다는 기대가 형성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게 확산하면 대출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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