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사내게시판에 뜬 노조 비난 글 두고 “사측 조작” “사실무근” 노·사 공방

외환銀 사내게시판에 뜬 노조 비난 글 두고 “사측 조작” “사실무근” 노·사 공방

입력 2014-09-23 00:00
업데이트 2014-09-23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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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외환은행 노사가 ‘막장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내게시판에 잇따라 올라온 노조 비판 글을 두고 노조 측은 “사측의 조작”이라고 하고 사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인트라넷 ‘장미전자사무실’에는 지난 18일부터 노조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18일은 은행 측이 전례 없는 ‘898명 대규모 직원 징계’ 절차를 시작한 날이다. 준법지원부 소속이라고 밝힌 신모 차장은 게시글에서 “우리는 시민운동가도 혁명가도 아니다”라며 “노조는 경영진에 전향적으로 나가 달라”고 썼다. 또 다른 직원은 사측의 대규모 징계 추진에도 강경 일변도인 노조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 글에는 많게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한 줄씩 달렸다.

노조 측은 댓글의 내용이 “직원 구제에 힘써달라”거나 “경영진과의 대화에 나서달라”는 식으로 천편일률적이라며 사측의 조직적인 공작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 부서장은 소속 직원들에게 ‘지금 바로 댓글을 달아달라’고 주문하며 “우리 부서의 댓글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압박했다. 또 다른 부서장은 지난 19일 부서원들과의 단체 카톡방에 “오늘(19일) 오후 (본사가) 부서·점포별 댓글 수를 파악한다”며 댓글을 달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 측은 “사측이 댓글을 달지 않는 직원에 대해 정성(情性)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댓글 조작’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은행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게시판 글은 전적으로 작성자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일부 부서장의 ‘댓글 독려’도 은행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댓글 작성 여부를 정성평가에 반영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노조는 은행 측의 부당 징계를 중단시켜달라는 진정서를 이날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4-09-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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