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추가 금리인하 필요”…연구원장들의 경제정책 처방전

“내년 추가 금리인하 필요”…연구원장들의 경제정책 처방전

입력 2014-11-30 00:00
업데이트 2014-11-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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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연구원장들이 내년도 한국경제에 대한 처방전을 내놨다.

내년에는 내수 부진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소비 심리와 기업 심리가 살아날 기미는 잘 보이지 않는데다 체감 경기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연구원장들은 이런 상황을 돌파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키우려면,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공기업·직역연금·노동시장 등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금융 완화 필요”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

연합뉴스가 조사한 7개 주요 연구기관장 중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김준경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 등 4명은 내년 통화정책을 더 확장적으로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야한다는 의미다.

김주형 원장은 “내년에는 금융 완화 기조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정책금리는 1%대,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하로 낮출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장에 명확히 전달해 경제 주체들의 수요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경 원장도 “낮은 물가 상승세의 지속에 따른 거시경제적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물가안정목표 준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물가 하방압력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금리 인하 정책으로 경기 경착륙을 막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데 실패할 것으로 보이고, 가계부채 증가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내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적절하게 통화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재정 정책을 올해에 이어 확장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7명 중 6명이 동의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경기 진작이 필요하다”며 “일시적인 현금지원보다는 공공부문 투자를 중심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식 회장은 통화 정책과 마찬가지로 재정정책도 확장적 기조로만 갈 경우 경기를 살리는 데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재정 적자와 국가부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펴더라도 최근 세수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재정건전성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그러나 증세에 대해서는 대부분 연구원장이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김준경 원장, 하태형 원장, 윤창현 원장, 김주형 원장 모두 “중장기적으로 증세를 고려할 수 있지만 세출 절감 등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태형 원장은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과 엔저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해 원·엔 및 원·달러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 확대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규제완화·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구조개혁 필요”

내년 경제 정책의 중요한 화두가 ‘구조개혁’이라는 점에 대부분의 연구원장들이 동의했다.

김준경 원장은 “현재 정부가 하는 유망서비스업 육성, 규제개혁, 기업 구조조정 등 핵심 구조개혁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완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구조개혁 과제로는 연구원장 5명이 ‘규제완화’를 꼽았다.

올해 정부가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기는 했지만,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규제를 풀어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라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형 원장은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 기업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조조정 관련 제도 정비와 함께 부실기업이 정상적 기업까지 어렵게 하는 ‘좀비기업’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개혁은 연구원장 3명이 내년 구조개혁 중점 과제로 지목했다.

유망서비스업 활성화, 공무원 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완화 등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정부가 구조개혁의 큰 틀로 삼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서는 지속 추진하되 좀 더 구체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정식 회장은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공기업, 각종 기업규제, 고용제도, 연금과 복지 등 여러 측면이 정상화되도록 해야겠지만 이익집단 반발을 고려해 점차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규제개혁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해 제도를 개선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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