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한층 확대될 가능성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 주요국의 상이한 통화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비금융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을 지목하면서 “금융 부문에서도 전례없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5일 밝혔다.이 총재는 이날 낮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의 엇갈림이 분명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국제결제은행(BIS)은 세계적으로 금융부문의 위험추구 성향이 과도함을 지적한 바 있다”면서 “어느 한 국가의 금융위험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은 정책금리를 올리는 출구전략을 본격화하고 유로나 일본은 당분간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최소한 해외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성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바젤Ⅲ로 상징되는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에 대응한 금융사의 준비에도 미비점이 없는지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금융 소비자와 공급자의 직거래 등을 거론하면서 “비금융기업의 금융업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서 “금융의 본질로 인식돼온 중개기능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작금의 상황이 어찌 보면 돌이킬 수 없는 큰 흐름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신년사로 덕담보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 대해서도 체감경기 부진, 세월호 참사, 금융사 지배구조 논란,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을 사례로 들면서 “국민 모두에게 시련의 한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쁨과 보람에 가득 찬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며 “그러나 마냥 희망만 품기에는 왠지 불안함을 떨칠 수 없는 게 우리 모두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재는 “아마도 우리는 패러다임이 급격히 뒤바뀌는 지각변동기의 한복판에 서있는지도 모른다”고 진단하고서 세계경제의 장기침체와 그동안은 겪어보지 못한 일상화된 저성장을 뜻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거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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