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폭탄’에 석유수입사 휘청

‘저유가 폭탄’에 석유수입사 휘청

입력 2015-02-09 15:01
수정 2015-0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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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동에너탱크 지난달 법정관리 신청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정유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소규모 석유제품 수입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아예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정부가 ‘묘한 기름값’을 잡겠다며 석유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설하고 수입사에 각종 세제 할인 혜택을 줬지만 저유가로 수입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일본에서 경유를 수입해 국내에 팔아온 세동에너탱크가 지난달 19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현재 법원의 개시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세동에너탱크는 정부가 고유가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석유제품 수입을 장려한 2012년부터 경유를 수입·판매하기 시작해 2013년 연매출 1조1천241억원을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정부는 전자상거래용 수입 석유제품에 대해 3%의 관세 감면, ℓ당 16원인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 법인세 0.5%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줬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등유 등 제품을 만들어 파는 국내 정유사들과 가격경쟁을 붙이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경유 수입량은 2012년 489만7천배럴에서 2013년 859만7천배럴로 급증했고, 세동에너탱크 등 4개사가 9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세제 혜택이 하나 둘 사라지고, 국제 유가마저 반 토막 나자 2014년 경유 수입량은 514만7천배럴로 급감했다.

휘발유는 2013년 9월부터 수입이 안 되고 있다.

현재 수입사에 남아있는 혜택은 ‘수입부과금 환급’ 한 가지며 금액도 작년 7월부터 ℓ당 16원에서 8원으로 줄었다.

원유 구입부터 수송, 정제, 판매에 이르기까지 통상 석 달이 걸리는 정유사 대비 석유 수입사는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데까지 순환이 빠르지만 역시나 ‘저유가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세동에너탱크 관계자는 “일본에서 경유 제품을 싣고 와 내리는데 3∼4일이 걸리고, 수입통관·품질검사 등에 열흘 정도가 소요된다”며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정유사들이 특가경쟁을 벌이는 데 따라갈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가격 대비 판매가격의 차이는 계속 감소하는데 경기침체로 공급과잉 상태가 됐다”며 “정유사는 석유개발사업 등 다른 사업으로 버티지만, 우리 같은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수입사는 손해를 보전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세동에너탱크는 정확한 부채 규모는 함구했으나,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탱크임대사업으로 빚을 갚고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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