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공업계 물량 맞추느라 근무…화학업계도 연휴 없어
설 연휴(18∼20일)를 맞아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생산공장을 멈추고 최장 6일간 휴식에 들어간다.다만, 생산라인을 멈추지 못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빨간 날’에도 출근도장을 찍어야 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20일 수원사업장의 TV 생산라인, 광주사업장의 생활가전 생산라인, 구미사업장의 무선제품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다.
LG전자는 설 연휴 기간뿐만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인 21∼22일까지 평택·구미·창원·전주·청주사업장 생산라인의 휴무기간으로 정했다.
다만, 물량 수급 상황에 따라 주말에는 공장을 가동할 수도 있다는 게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 부품 공장은 쉴새 없이 돌아간다. SK하이닉스 공장에도 설 연휴가 없다.
앞서 삼성그룹은 설 연휴에 근무하는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에게 전통시장 상품권 200억원 어치를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설 연휴에도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특식이 나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와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월 기본급의 100%를 명절 상여금으로 설 전에 지급한다. SK하이닉스도 기본급 일부를 상여로 준다.
자동차업계도 설 연휴를 맞아 최장 엿새간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다.
일부 업체는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설 연휴에 붙여 연차 휴가를 쓰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어 몇몇 직원들은 최장 9일간의 ‘황금 휴가’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8∼22일 총 닷새간 전 생산라인을 멈춘다.
현대·기아차 단체협약에 따르면 설연휴 법정공휴일에 하루를 더 붙여 쉬게 돼 있지만, 올해는 추가 휴일이 토요일(21일)이어서 22일까지만 쉬게 된다.
현대차는 설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상여금(통상임금의 50%)과 명절귀향비(현금 80만원), 25만원 상당의 재래시장상품권, 유류비(5만원) 등을 지급한다.
기아차도 직원들에게 현대차와 비슷한 조건으로 상여금 등을 지급한다. 다만, 유류비는 설과 추석에 각각 5만 원씩 지급하는 현대차와 달리 추석에 10만원을 일괄 지급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설 연휴 때 하루를 더 쉬도록 한 단체협약에 따라 18일부터 23일까지 총 엿새간 공장 문을 닫는다.
또 설날 상여금 100%와 함께 10만원 상당의 선물비가 직원들에게 지급된다.
이달 말에는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초과이익분배금(PS)도 지급될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2013년에는 PS를 지급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매우 적은 규모로만 지급됐다”면서 “올해 PS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50만원 안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티볼리의 판매 호조로 활기를 찾은 쌍용차 평택공장도 18∼22일에는 조업을 중단한다.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코란도C와 함께 생산되고 있는 티볼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쌍용차는 설 연휴 전까지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통해 최대한 물량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설 연휴 기간에는 공장 가동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연휴 이후 다시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18∼22일 닷새간 공장 문을 닫는다.
일부 업체들은 사무직 직원들에게 설 연휴에 붙여 연차 휴가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 완성차업체에 근무하는 직원 김모씨는 이번 주부터 휴가를 내고 2주간의 장기 휴가에 들어갔다.
김씨는 “그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기회에 가족들과 외국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와 중공업계는 수주 물량에 대한 납기를 맞춰야 해, 설 연휴에도 필수 인력이 출근해 작업을 계속한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는 인도를 앞둔 선박의 마무리 작업을 위한 인력과 설비, 보수를 담당하는 필수 인력이 출근해 업무를 이어간다.
두산중공업도 창원 공장에 필수 인력이 출근해 납기 마감이 임박한 설비 등의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화학업계는 공장 가동을 한시도 멈출 수가 없는 업종 특성상 사무직을 제외한 생산 현장 직원들은 평시와 거의 다름없는 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업계 주요 회사들은 연휴 때에도 현장 인력이 모두 출근한 가운데 공장을 전면 가동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고로를 24시간 가동하고, 전기로 가동은 멈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설 연휴에도 교대근무 체제로 공장을 계속 가동한다. 다만, 이달 6일 종풍(고로의 불을 끄는 것)으로 약 100일간의 3차 개수 작업에 들어간 포항 2고로만 가동이 중단된다.
현대제철도 당진의 고로만 계속 가동하고 인천과 포함의 전기로는 가동을 중단해 직원들도 쉰다. 동국제강도 연휴기간에 포항과 인천, 당진, 부산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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