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가계부채 총량 관리해 증가율 낮춰야”

경제전문가들 “가계부채 총량 관리해 증가율 낮춰야”

입력 2015-03-01 10:26
업데이트 2015-03-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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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올해도 초반부터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가계부채 증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1월은 연말 상여금 지급, 주택거래 비수기 등 요인 탓에 통상 가계 대출이 감소하는 달이다.

그러나 올해 7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의 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천613억원이나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7천650억원 감소했었다.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1천880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그 2배가 넘는 2조4천868억원에 달한다.

1일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총량을 관리해 증가율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의 기본은 부채의 총량이나 비율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부가 이런 정책적 의지를 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2%대 주택대출 출시 등 대출자의 이자 부담만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자율을 낮추면 대출자들이 돈을 더 빌려 가계대출의 규모 자체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이러면 결국 매년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로 경신되고,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부실 뇌관이 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계의 총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의 총량이나 비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작년 초에 금융위원회가 이런 정책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완전히 묻혀 버렸다.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당장이라도 가계부채 총량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

가계부채가 단순히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대출자들이 대출액을 갚을 수 있을 능력이 있는지가 문제다.

여태껏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행태를 보면 담보만 있으면 신용불량자라고 해도 대출을 해줬다.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액이 급증하고 있고, 만약 외부환경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부실이 생겨 너도나도 집을 내놓고 집값이 폭락하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처럼 위기를 맞는 것이다..

은행이 담보는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대출자가 대출액을 값을 수 있는 소득이 있는지 따져보는 게 당국이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도입한 근본 취지다.

결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근본적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DTI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8월부터 DTI를 60%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규제를 완화했는데 이를 30%로 하향해야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올해 소득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만한 이유를 못 찾겠다.

DTI 규제를 강화하면 금융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을 조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DTI 규제 강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를 억제하거나 총량을 줄이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이렇게 되돌리기 어려운 속성 탓에 주택담보대출을 섣불리 늘리는 정책은 가계부채 증가 등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작년 8월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늘린 것은 결과적으로 경제 전체 시스템으로 보면 가장 나쁘게 가계부채를 늘린 꼴이다.

올해 사상 최대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국내 가계부채 가운데 담보대출 대 신용대출 비율은 대략 50 대 50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려면 담보대출의 속성을 고려할 때 신용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용대출은 은행이나 카드사 연체 등 소액에다가 개인위주이며, 은행권보다는 제2금융권에 많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현재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악성 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대출을 골라내 직접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계부채가 1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으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이를 넘어서 GDP에 육박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고, 한국의 기준금리도 오르면 가계부채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계속 미봉책만 쓸 게 아니라 대출자들이 적극적으로 빚을 갚아 근본적으로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DTI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여러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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