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판 ‘왕자의 난’

롯데판 ‘왕자의 난’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5-07-29 00:02
수정 2015-07-29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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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兄 신동주 진압… 창업주 신격호 강제 퇴진시켜

롯데그룹 일가의 장·차남이 경영권 승계를 두고 다툰 ‘왕자의 난’이 일어났다. 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93) 롯데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이로써 한·일 양국 롯데그룹 경영은 신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의 독주 체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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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귀국
한밤 귀국 28일 일본 롯데그룹 경영에서 퇴진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롯데그룹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생을 밀어내고 후계 자리를 되찾으려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인 지난 27일 아버지를 포함한 친족들과 함께 롯데홀딩스에 나타났다. 신 총괄회장은 이 자리에서 7명의 이사진 가운데 자신을 제외하고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사장 등 6명을 해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이사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했다. 워낙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릿한 점을 이용해 경영권을 흔드는 세력을 막겠다는 취지다. 신 총괄회장은 법적 지위가 없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아버지가 아들을 해임하고, 아들이 다시 아버지를 해임시킨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홀딩스는 지난 16일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을 동시에 경영하고 있다. 그러나 후계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는 데다 롯데그룹 오너가의 계열사 지분 정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하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7-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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