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도 잠시… 증권사 숨은 빚 다시 급등

약발도 잠시… 증권사 숨은 빚 다시 급등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02-28 23:04
업데이트 2017-03-0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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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우발채무 24조5000억…PF 관련 보증 60% 부실 우려

금융 당국의 관리 강화로 지난해 상반기 감소 추세를 보였던 증권사 우발채무가 최근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발채무란 현재 장부상 채무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향후 지불 의무가 생길 수 있는 채무보증 등을 말한다. 부동산 경기 하강과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부실을 부를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우발채무 규모는 24조 5000억원으로 6월 말 22조 9000억원에 비해 1조 600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 우발채무는 2010년 6조 1000억원에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해 2015년 말 24조 2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 당국의 모니터링으로 잠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가 하반기 다시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을 보면 증권사 우발채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이 60% 이상이다.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증권사들은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를 틈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PF에 적극 진출했다. 부동산 경기가 부진할 경우 채무보증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증권사는 우발채무 규모가 자기자본을 웃돌아 신용평가사의 집중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박광식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채무보증 수익을 노린 증권사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 리스크 확대,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 대형 시공사의 신용도 저하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증권업 우발채무 위험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앞으로도 신용평가 시 우발채무 규모와 리스크 관리 수준을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삼겠다고 증권사에 전달했다.

금융 당국은 2분기 중 세칙 개정을 통해 채무보증 비중을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포함시켜 우발채무를 관리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채무보증 유형별로 실질적 위험 요인을 분석해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3-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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