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경영 전면 나서 글로벌 통상 등 문제해결 및 미래먹거리 모색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 48세인 정 수석 부회장은 그간 담당했던 자동차 사업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현대차그룹은 16일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극복, 그룹 인사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승계와 무관하게 이번 인사로 그룹을 대표하는 정 수석부회장의 경영 보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직책상으로도 명실상부한 그룹 내 ‘2인자’가 됐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에는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수석부회장이 나오면서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승진으로 그는 자동차뿐 아니라 금융과 건설, 제철 등 그룹의 전 계열사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정 수석 부회장이 관심을 보여왔던 미래차 관련 사업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그동안 자율주행차와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 쪽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인텔,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났고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대차를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 미국 델파이처럼 미래기술 중심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한 ‘모비스 프로젝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