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려운 조현병 환자 조기 선별·치료 길 열렸다

치료 어려운 조현병 환자 조기 선별·치료 길 열렸다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21 10:11
수정 2019-01-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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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권준수 교수팀, 환자에 적절한 약물 선택법 개발

1차 약물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는 조현병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제1저자: 분당서울대병원 김서영 임상강사)은 조현병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반응성을 예측해 조기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현병은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이상이 주요 원인이어서 조기 진료와 적절한 관리가 있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고 맞춤형 치료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개 조현병은 1차 항정신약물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치료 반응성 조현병, 1차 치료제에 반응이 없어 클로자핀(clozapine) 약물로만 호전하는 치료 저항성 조현병으로 나뉜다.

기존에는 실제 환자에게 1차 약물로 치료를 해보기 전에는 치료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치료 저항성 환자의 경우 1차 약물치료 후에야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 전까지 시간이 지체되곤 했다.

이에 연구팀은 조기에 치료반응을 예측하고자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치료 반응성 환자보다 도파민 생성이 10% 이상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에 따른 조현병의 발병원인과 진행 과정을 확인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약물 투여 전 치료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 중 치료 반응성 환자 12명, 치료 저항성 환자 12명과 건강한 자원자 12명의 뇌 연결성을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했고, 도파민 생성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최첨단 양성자 단층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현병 치료 반응성 환자의 경우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도파민 생성 정도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료 저항성 환자에서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조현병 치료 저항성 환자와 반응성 환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조기에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의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 뇌 영상인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과 뇌 양성자 단층촬영을 동시에 적용해 조현병의 병태를 밝힌 연구”라면서 “조현병 환자 맞춤 치료의 길을 열고, 조현병 원인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논문은 정신과학 및 임상심리학의 권위지인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최신 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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