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공공병원 전환해야”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공공병원 전환해야”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3-04 16:06
수정 2019-03-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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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범국민운동본부 “잘못된 허가로 혼란만 가중”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시한이 종료되면서 개설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는 의료계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4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의료법은 개설 신고나 개설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90일) 이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 5일 제주도로부터 개설허가를 받았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주다 보니 혼란만 가중했다”며 “지금이라도 개원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민간기관이 의료 공공성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현재 의료체계에서 의료 영리화가 도입된다면 국민의 생명권은 지켜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녹지국제병원 개원허가 당시에도 “의료 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계기로 이익을 추구하는 의료서비스가 확대되고, 건강보험체계가 무너져 의료비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도 “녹지국제병원은 개설허가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국민운동본부는 “유사사업의 경험조차 갖고 있지 않은 부동산 회사인 녹지그룹(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에 조례상의 법적 요건도 채 갖추지 않고 허가를 내준 것은 정부의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공론화위원회 뜻에 반해 개설을 허가하면서 혼란을 자초한 점을 반성하고 당장 개설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공공병원으로의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녹지국제병원이 의료법이 정한 기한 내 개원하지 않아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는 청문을 통해 녹지그룹 측의 입장을 듣고, 최종적으로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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