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8000원 모욕적” 불참…경영계 “그것이 현실”

노동계 “최저임금 8000원 모욕적” 불참…경영계 “그것이 현실”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07-09 14:47
업데이트 2019-07-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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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위원과 이성경 근로자위원이 나란히 앉아 있다. 2019.7.3 뉴스1
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위원과 이성경 근로자위원이 나란히 앉아 있다. 2019.7.3 뉴스1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9일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 요구에 반발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비롯한 사용자단체들은 내년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앞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액으로 올해보다 19.8% 인상한 1만원을, 경영계는 4.2% 삭감한 8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용자위원들은)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수정안을 우선 제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동자위원 전원은 금일 예정된 제10차 전원회의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10차 전원회의는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근로자위원들은 “지금 경제가 국가 부도 상태에 놓인 것도 아님에도 물가 인상과 경제 성장조차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회귀하자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며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모욕이고 최저임금제도의 부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용자위원들이 최소한의 상식을 갖춰 대화의 장에 들어온다면 우리 노동자위원들은 결정 시한 내에 합리적 결정이 이뤄지도록 진정성을 갖고 성실하게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용자단체들은 이날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거듭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사용자단체들은 “심도있는 고민 끝에 제시한 숫자라서 현재로선 조정하기 힘들다”며 “지난 2년간 과도하게 인상돼 어느 정도 흡수하지 않고선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은 이제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노사간 이견을 말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소상공인 등도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됐으면 하는 간절함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공익성, 공정성, 객관성에 입각해 국민들이 수용 가능한 안을 주도적으로 제시해서 우리 경제에 맞는 정답에 최대 근사치를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위원들은 중위임금 대비 수준에 대한 공식 추정자료를 제시하고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상황, 국제경쟁력 영향 비교 등 판단할 수 있는 실체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0차 전원회의를 갖는다. 이후 11일까지 사흘 연속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 4일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에 수정안을 낼 것을 요청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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