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일 여사.
고인은 1923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1942년 허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1945년부터 허 명예회장과 함께 삼립식품의 전신인 제과점 ‘상미당’을 운영했다. 고인은 허 명예회장의 동반자였을 뿐 아니라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경영 파트너였다. 제빵 기술이 뛰어났던 허 명예회장은 창업 초기 주로 생산관리를 담당했고, 고인은 직원의 인사와 원재료 구매, 거래처 계약, 예산 집행 등 경영관리 분야를 맡았다.
허 명예회장과 김 여사는 한국전쟁 당시 어린 삼 남매를 데리고 서울 을지로 방산시장에서 옹진까지 500리가 넘는 피란길을 오가면서도 상미당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명예회장은 자서전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에서 “아내를 빼놓고 회사를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할 만큼 역할이 컸다”면서 “출발부터 삼립식품을 확고부동한 반석 위에 올려놓기까지 항상 아내의 공과 덕이 뒤따랐다”고 회고했다.
유족은 허영선 전 삼립식품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6남 1녀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다.
2023-05-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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