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식물쓰레기 해결사’·‘라바 현실판’ 곤충 동애등에 가축 인정 받는다

[단독] ‘음식물쓰레기 해결사’·‘라바 현실판’ 곤충 동애등에 가축 인정 받는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7-03 19:17
업데이트 2023-11-0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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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위해성 심사 통과, 새달 법 개정 고시

음식쓰레기 해결하고 동물사료 활용
산지전용 3만㎡ 산업화 시설 가능
소 대체 단백질원, 분변토는 비료
펫푸드·축산 사료 활용 무궁무진
“탈피 속 자연항생제, 의약품 개발 가능”
농가수 4년새 4배… 수익 13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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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동애등에
선명한 동애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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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유충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유충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자연이 내려준 ‘음식물쓰레기 해결사’로 불리는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가 마침내 가축으로 인정받는다. 동애등에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동애등에는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축산용 배합사료와 펫푸드 산업, 나아가 유용한 고단백 항생물질을 활용한 의약품 산업 분야에서 주목해온 곤충이다.

‘생태계 위해성’ 우려 반대했던 환경부
농가 실사 후 석달 만에 가축 인정
작년 10월 규제혁신 신산업 과제 선정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외래종인 아메리카동애등에가 환경부의 위해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는 10일까지 관계부처·기관의 의견 조회를 마치고 8월쯤 동애등에를 사료용 가축으로 인정하는 축산법 개정 고시를 확정·공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애등에와 함께 이번에 벼메뚜기도 식용 가축으로 인정받게 된다.

동애등에는 잔반을 먹이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자원순환형 곤충으로 꼽힌다. 외래종이지만 침을 쏘거나 피를 빨아 먹는 해충이 아니고, 42%의 고단백질 영양성분으로 구성된 익충이다. 한 달간 살면서 900~1000개의 알을 산란하는데 동애등에의 유충을 건조, 분말화해서 펫푸드와 축산사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사료용 곤충 산업 기업의 양성과 농가 소득 증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 닭, 물고기 사료에 분말 형태의 첨가제 영양사료로 사용 가능한 동애등에는 사육기간이 짧고 단백질 함유량이 40~50%의 고단백질이라 소·돼지(20~30%)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단백질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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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유충. 농식품부 제공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유충. 농식품부 제공
‘규모의 경제’ 농가 수익 증대…세금 감면
곤충 산업 관련 기업 양성도… 지속 성장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8월 규제 혁신 논의 당시 외래종인 동애등에가 끼칠 생태계 위해성을 우려, 동애등에를 ‘가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두달 뒤인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회의에서 신산업 분야로 ‘가축으로 인정하는 사료용 곤충 범위 확대’가 규제 혁신 과제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2월 충북 청주 등지 3개 농가를 실사한 뒤 석달 만인 5월에 동애등에 외부유출·방제 등 문제에 대비한 사육 매뉴얼 제·개정을 전제로 동애등에 가축 지정안을 수용했다. 현재 가축으로 인정받는 곤충은 14종이며, 이 중 사료용 곤충은 갈색거저리와 왕귀뚜라미 2종뿐이다.

동애등에가 사료용 가축으로 인정되면 사육 농가들은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50% 감면,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혜택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곤충 사육시설이 축산시설로 적용 받아 기존 3000㎡ 미만으로 제한됐던 산지전용 부지 면적 범위가 3만㎡ 미만으로 늘어나게 되는 덕에 산업화 시설 구축이 가능해진다. 가축 지정이 되기 전임에도 이미 사료용 동애등에 사육농가수는 2017년 51개 농가에서 2021년 223개로 4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농가의 호응이 높다. 같은 기간 1차 산물 판매수익도 같은 기간 8억 4800만원에서 108억 8400만원으로 13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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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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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음식물쓰레기 먹어치우고
배설물도 양질의 사료원료

동애등에가 가축으로 인정 받지 못할 땐 반드시 가공처리한 음식물쓰레기를 사오거나 공급받아야 해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곧바로 기업 등으로부터 음식물쓰레기 수거가 가능해져 비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청북 청주에 동애등에 재배 농가들이 있는데 이젠 구태여 살 필요 없이 같은 지역에 있는 SK하이닉스 급식실에서 나오는 잔반을 농가가 계약을 맺어 가져오면 서로 비용 부담은 줄고 환경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동애등에는 그 자체로 곡물을 대체할 배합사료로도 쓰이지만 동애등에가 흙에서 음식물을 처리하고 내놓는 분변토는 배양성분이 매우 좋아 비료로도 쓰인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는 곡물 사료 11㎏을 먹여야 1㎏의 소고기 단백질을 얻을 수 있지만 곤충은 같은 사료를 1.5㎏만 먹여도 1㎏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어 경제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동애등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 환경은 살리면서 배설물까지 단백질 덩어리로 만들어 내 그마저 사료 원료로 첨가해 쓸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그린바이오 산업 가운데 곤충은 탈피 과정에서 자연항생제를 분비해 고가의 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항생물질이 무궁무진하고 유용한 단백질”이라고 강조했다.<서울신문 2월 6일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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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곤충 ‘음식쓰레기 해결사’ 동에등에 성충. 농식품부 제공
환경정화곤충 ‘음식쓰레기 해결사’ 동에등에 성충. 농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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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음식물쓰레기 해결사’ 환경정화곤충 동애등에 사육 모습. 농식품부·엔토모 제공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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