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연비 재조사 결과 납득안돼…이의제기할 것”

車업계 “연비 재조사 결과 납득안돼…이의제기할 것”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4-06-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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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조사 요구…부처 ‘밥그릇싸움’ 시각도

정부가 26일 발표한 자동차 연비 재조사 결과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일부 차종의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은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들과 BMW,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업체들도 정부 부처의 상이한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의제기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정부 조사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정부부처의 상이한 결론 발표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현대차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통해 정부기관의 이번 측정방법 등을 자체 검증해본 다음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문제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

특히 현대차는 공식 입장을 통해 정부 조사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부내 두 부처가 1년에 걸쳐 2차례 조사를 시행했는데도 각각 다른 시험결과가 나온 것은 현대차로선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행정의 대상이자 객체인 기업은 어느 결론을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며 “이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경우”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측은 “연비는 측정 조건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두 부처간 시험조건 및 적합여부 판단기준이 다르기도 했지만 동일 부처내에서도 서로 다른 측정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테스트 운전자의 운전 패턴, 시험 설비, 시험실 환경요인, 시험 연료, 차량 고정방식, 차량 길들이기 방식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동일기관이 측정해도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비 조사 체계를 둘러싼 혼란과 혼선이 정부 내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 정리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과정을 더욱 정확한 연비 제공의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통합 연비 관리안은 마련됐지만 이날 조사결과가 정부 부처별로 모두 다르게 나와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부처별로 다른 잣대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사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국산차와 함께 연비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폴크스바겐, BMW, 아우디, 크라이슬러 등 수입차업체들도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폴크스바겐도 “고객들로부터 체감연비가 공인연비보다 더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데 측정 기관마다 측정값이 다르게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결과를 순순히 납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법규를 준수하기로 한 만큼 정부의 지시나 요구사항은 성실히 따르도록 하겠다”며 과징금 부과나 소비자 보상 지시에 이의없이 따르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다만 정부 당국으로부터 거부당한 3차 테스트를 다시 한번 요구하기로 했다.

BMW도 “이미 적합 판정이 내려진 차종을 2년여만에 다시 재조사해 부적합 결론을 내린 것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정부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으로 내부 입장을 모아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방법, 기재,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연비에 대해 부처별로 다른 결론을 발표한 것은 업체들로선 당혹스러운 일”이라면서 “다만 두 부처의 연비검증을 단일화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업계는 무엇보다 국토부와 산업부가 연비 인증과 측정이라는 ‘밥그릇’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자동차업체들이 휘말려 들고 소비자들에게도 혼선을 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발표도 두 부처의 갈등에 기획재정부에, 국무조정실까지 나서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였고 사전에 발표 내용도 조율하지 못한 채 상이한 결과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실패를 기업들에 전가한 모양새”라며 “규제개혁의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여전히 정부 부처는 규제를 자신들의 밥그릇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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