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초엔저 업은 도요타와 진검승부…해볼만 하다”

현대기아차 “초엔저 업은 도요타와 진검승부…해볼만 하다”

입력 2014-12-25 12:02
업데이트 2014-12-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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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재 부사장 “해외 포트폴리오 안정적·엔저 대응능력도 강화”

”과거 엔저 국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곤욕을 치렀지만, 이제는 도요타와 진짜 경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인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24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2015 자동차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초엔저 시대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박 부사장은 엔화 값이 달러당 120∼130엔대까지 내려가는 초엔저 시대가 2018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장기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데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 아베노믹스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초엔저 현상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차에는 악재다.

도요타는 2005∼2007년 엔저 국면에서도 공세적인 양적 확대 전략을 펼쳤다.

도요타는 당시 미국 텍사스주에 픽업트럭 전용공장을 설립했는가 하면 친환경 차 프리우스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 뒤 렉서스 판매를 확대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후광효과를 극대화했다.

박 부사장은 “당시 도요타는 (성장을) 멈추기는 어렵겠다고 느낄 정도로 강한 회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또다시 엔저 시대가 돌아왔지만 이제는 “경쟁해볼 만한 상대”라는 것이 박 부사장의 판단이다.

도요타는 무리한 확장 정책을 펼치다 2008년 금융위기와 대규모 리콜,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이번 엔저 시기에는 안정적인 성장 기조하에서 장기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사장은 “도요타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공략하고, 장기적으로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의 상황도 당시와는 다르다”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엔저 대응능력을 키웠기 때문에 이제는 (도요타와) 진짜 경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부사장은 최근 자동차 시장이 150년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자동차 시장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으로 크게 나뉘었다면 이제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내에서도 국가에 따라 편차가 나고, 한 국가 내에서도 소득수준 등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가 달라지는 등 시장 자체가 복잡다단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최근 자동차업체들이 직면한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또 자동차에 대한 각국의 규제 강화와 구글의 자율주행차에서 보듯 외부의 새로운 진입자들의 등장은 기존 업체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부사장은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는 올해보다 3.9% 증가한 8천71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올해보다 2.0% 증가한 1천683만대를 판매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러시아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아세안과 브라질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시장은 올해 164만6천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거둔 뒤 내년에는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사장은 내년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로는 초엔저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 이산화탄소(CO2) 규제 강화, 친환경차 시장 경쟁 심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 확대,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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