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와인 한잔, 편의점 ‘주류’ 되다

퇴근 후 와인 한잔, 편의점 ‘주류’ 되다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3-01-10 17:36
수정 2023-01-1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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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판매 공들이는 편의점 업계

코로나로 ‘혼술·홈술’ 확산
와인 등 매출 최고 145%↑
매출 이끄는 ‘대표 상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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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이 서울 강남구에 선보인 와인 전문매장 ‘와인스튜디오’.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이 서울 강남구에 선보인 와인 전문매장 ‘와인스튜디오’.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업계가 주류 전담조직을 신설·강화하는 등 새해 ‘주(酒)도권 잡기’에 나섰다. 과거 편의점 주류가 손님이 안줏거리 등 다른 상품을 추가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미끼 상품’에 불과했다면 코로나19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혼술·홈술 문화는 주류를 편의점을 대표하는 ‘얼굴 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편의점 업계가 주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10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2018년 9.9%였던 주류 매출 신장률은 2019년 12.3%, 2020년 17.8%, 2021년 30.2%, 지난해 19.5%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예약구매 서비스인 ‘CU 바’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 연도 대비 144.6% 늘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의 위스키와 와인 품목 매출도 지난해 각각 65.6%, 73.2%의 고성장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양주와 와인을 맛본 소비자들이 가격과 상관없이 꾸준히 다양한 주류를 찾으면서 주류가 편의점의 직접 매출을 견인하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주류는 집객 효과를 높이는 한편 객단가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주류 전담조직을 꾸리고 올해 적극적으로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주류 특화 편의점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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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의 히트 맥주 시리즈 ‘곰양말’ 맥주. CU 제공
CU의 히트 맥주 시리즈 ‘곰양말’ 맥주.
CU 제공
먼저 CU는 주류 전담특별팀(TFT)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나섰다. 팀장은 2021년 품절 사태를 빚는 등 편의점 수제 맥주 시장의 문을 연 ‘곰표’ 맥주의 이승택 상품기획자(MD)가 맡았다. 나머지 팀원도 주류 전문 MD들로 구성했다. 모두 1980년대생들로 빠르게 고객 트렌드를 읽고 상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점포 면적의 약 50%를 주류 코너로 꾸민 주류 특화 편의점도 확대해 나간다. CU는 현재 5개를 운영 중인 주류 특화 편의점을 올 연말까지 3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과거 주류 하면 ‘3캔 번들’ 같은 할인 상품 구성에 집중했지만 이젠 우리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주류 품목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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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모델이 ‘와인25플러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온라인으로 미리 와인을 예약·결제할 수 있다. GS25 제공
GS25 모델이 ‘와인25플러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온라인으로 미리 와인을 예약·결제할 수 있다.
GS25 제공
지난해 ‘원소주스피릿’과 ‘버터맥주’로 재미를 본 GS25도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주류·음용기획팀을 2개 팀으로 분리해 주류 기획팀에 힘을 줬다.

원소주스피릿, 버터맥주 등 히트 상품의 주역인 신득호 팀장과 실무자 한구종 주류 MD, 편의점 업계 최초의 와인 전문 MD인 김유미 매니저 등 4명이 한 팀이 됐다.

올해는 하이볼 같은 즉석음료(RTD) 상품부터 하드셀처(탄산수에 알코올을 섞고 향미를 첨가한 술) 상품까지 색다른 주류 카테고리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GS리테일은 2016년부터 ‘넘버 9’, ‘넘버 2’, ‘넘버 3’ 등 PB 와인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 추가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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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이마트24의 와인 코너를 살피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한 고객이 이마트24의 와인 코너를 살피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2019년 업계 최초로 주류 특화매장을 선보인 이마트24도 올해 주류 MD 규모를 2배로 늘려 소비자들의 선호를 기민하게 반영하는 주류 소싱에 힘을 기울인다. 기존에는 와인·위스키 1명, 맥주·소주·전통주 1명으로 2명이 주류를 담당했다.

세븐일레븐도 음료주류팀 MD 3명 가운데 2명이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직접 해외 주요 와이너리를 방문해 소싱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2023-01-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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