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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뚝’… 100만원 명품 아동복 매출은 ‘쑥’

소비는 ‘뚝’… 100만원 명품 아동복 매출은 ‘쑥’

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입력 2023-05-03 00:11
업데이트 2023-05-0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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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양극화’ 현상 뚜렷

현대百 1~4월 매출 신장률 28%
신세계 1분기 23%·롯데 15% 성장
팝업 스토어 5일 만에 1억 매출
키즈 매장 신규 유치·확장 공들여

“성인 옷보다 싼값에 입혀 만족”
“경제관념 왜곡·양극화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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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문을 연 ‘베이비 디올’ 매장의 모습. 신세계·롯데·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의 올해 1~4월 명품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베이비 디올 제공
지난 2월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문을 연 ‘베이비 디올’ 매장의 모습. 신세계·롯데·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의 올해 1~4월 명품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베이비 디올 제공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한 벌에 100만원을 훌쩍 넘는 명품 브랜드 아동복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올해 1~4월 아동 명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아동 매장 매출 증가율(19.8%)과 비교하면 고가의 상품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분기 수입 아동 브랜드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7% 늘었다. 롯데백화점 역시 명품 아동 브랜드 매출이 올 들어 15% 증가했다.

특히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일수록 어린이 상품 매출도 높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100만원 이하의 티셔츠 등이 인기가 있는데 성인용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이에게 명품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심리적인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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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선보인 ‘톰브라운 키즈’ 팝업 매장의 모습. 신세계·롯데·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의 올해 1~4월 명품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톰브라운 키즈 제공
지난달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선보인 ‘톰브라운 키즈’ 팝업 매장의 모습. 신세계·롯데·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의 올해 1~4월 명품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톰브라운 키즈 제공
팔 부분의 ‘4선 줄무늬’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이 지난달 27일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에 연 키즈 팝업 스토어의 매출이 지난 1일까지 단 5일 만에 1억원을 넘어선 것도 이런 열풍을 감지하게 한다. 성인 옷과 거의 비슷한 디자인의 아동복이 주력 상품인데, 남아 재킷 가격은 158만원, 카디건은 99만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보복소비 기저효과로 지난 1~4월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대부분의 백화점도 명품 키즈 매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압구정 본점 지하 2층에 디올 아동복 라인인 ‘베이비 디올’ 매장을 새로 열었고, 신세계백화점도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등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몽클레르 앙팡’, ‘펜디 키즈’ 같은 수입 아동 매장을 넓히고 있다.

고가의 아동복이 유행하는 시류가 아이들에게 모방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 가족이 한 아이에게 지갑을 여는 ‘에이트 포켓·텐 포켓 키즈’(자녀에게 가족과 지인 등 10명이 지갑을 연다는 뜻)가 늘면서 지나치게 소비지향적인 태도가 아이들에게 왜곡된 경제관념을 심어 주고 사회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이 기자
2023-05-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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