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57만가구…150조원 부실 우려

‘하우스푸어’ 57만가구…150조원 부실 우려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17: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집값 20% 내리면 고위험 하우스푸어 5만가구 더늘어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가 57만가구로 분석됐다.

이들이 갚아야 하는 빚은 150조원이다. 집값이 20% 내리면 고위험 하우스푸어는 최대 5만가구 더 늘어난다.

금융연구원은 30일 금융위원회와 함께 ‘가계부채의 미시구조 분석 및 해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DSRㆍDebt Service Ratio)이 60%를 넘는 ‘잠재적 위험가구’는 현재 56만9천가구다. 이들의 금융권 대출은 149조5천억원이다.

DSR은 원리금 상환액을 경상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잠재적 위험가구는 소득의 60% 이상을 빚 갚는 데 써야 해 하우스푸어로 볼 수 있다.

하우스푸어가 많은 계층은 연령별로는 40~50대(35만2천가구), 직업별로는 자영업자(26만1천가구),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33만9천가구)다.

이들 가운데 부동산ㆍ금융자산을 모두 팔아도 대출금을 못 갚거나 부동산 평가액의 40%만 건지는 ‘고위험가구’는 최대 10만1천가구, 대출금은 47조5천억원이다.

연구원은 집값 하락이나 금리 상승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보니 집값이 20% 내리면 고위험가구가 14만7천가구로 4만6천가구 증가한다고 밝혔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DSR 40% 이상으로 가정)는 최대 7천400가구 늘어난다.

집값 20% 하락으로 금융권이 안게 되는 손실은 16조6천억원이다. 은행은 큰 문제가 없지만 제2금융권에서 도산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다중채무자(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사람)는 31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대출금은 279조원이다.

다중채무자 36만2천명(11.5%)은 만기 이후 30일 넘게 약속한 원리금을 갚지 못한 연체자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간 소득이 1천만~2천만원인 저소득층의 연체자 비중은 2010년 11.4%에서 지난해 15.7%로 커졌고 올해는 6월 말 현재 17.4%에 달한다.

소득 1천만원 이하 다중채무자의 연체 비중도 이 기간 11.4%에서 17.2%로 커졌다. 소득이 낮은 상태에서 다중채무를 지면 5명 중 1명은 빚을 못 갚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 상황이 비교적 심각해 집값 하락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 주택경기 호황 때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이들 고령층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ㆍLoan To Income ratio)은 200%를 넘었다.

연구원은 “대출구조 측면에서도 50~60대 이상은 만기 때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의 비중이 커 부실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 350조원의 빚을 진 것으로 추정되는 자영업자는 연령이 많을수록 DSR, LTI, 연체율 등 가계부채 관련 지표가 모두 나쁘게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이 44%에 달해 자영업의 고비용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자영업자 대출 총량은 늘었지만 1인당 대출금은 안정적이라는 점으로 미뤄 비슷한 업종이 좁은 지역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