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입물가 동반 상승 … ‘끈적한 고물가’에 금리 인하 멀어지나

생산·수입물가 동반 상승 … ‘끈적한 고물가’에 금리 인하 멀어지나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4-02-21 18:39
업데이트 2024-02-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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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생산자물가·수입물가 동반 상승 … 물가상승률 3%대 진입 전망
美 ‘물가 쇼크’에 “기준금리 인하 아닌 인상” 관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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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서비스 상승에…생산자물가 두 달 연속 상승
농산물·서비스 상승에…생산자물가 두 달 연속 상승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생산자 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1월 감귤 값이 한 달 만에 48.4%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5%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9월(+0.5%) 이후 최대 증가 폭이기도 하다. 2024.2.21/뉴스1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가 지난달 동반 상승했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의 고공행진과 공공요금 인상, 국제유가 상승, ‘강달러’의 장기화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치며 물가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은 ‘끈적한 고물가’(sticky inflation)가 이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6월에야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는 등 고물가·고금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농산품·도시가스·국제유가·환율 압박에 “다시 3%대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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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기름값 3주 연속 상승, 휘발유 1600원대
주유소 기름값 3주 연속 상승, 휘발유 1600원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3주 연속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ℓ)당 1609.5원으로 직전 주 대비 13.2원 올랐다. 지난달 말 상승 전환한 뒤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4.02.18. photocdj@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올라 지난해 12월(+0.1%)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7~9월 상승한 뒤 국제유가가 꺾이면서 10월과 11월에 하락했지만 12월에 반등했다.

농산품 가격 상승과 산업용 도시가스요금 인상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물(8.3%)이 치솟으면서 농림수산품 지수가 전월 대비 3.8% 오른 15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용 도시가스가 10.0% 오르며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1.0% 상승했다.

앞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2.2% 반등해 지난해 11월(-4.4%)과 12월(-1.7%) 이후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락하던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반등한 영향이다.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한 지난달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지난해 11월(-1.1%)과 12월(-0.2%) 이후 3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동반 상승은 향후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8%대로 반년만에 2%대로 둔화했지만, 정부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이달에는 다시 3%대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국제유가가 꿈틀거리며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달 넷째주부터 3주 연속 올랐다.

美 금리 인하 6월에나 … 韓銀 금리 인하 하반기 관측
미국은 ‘물가 쇼크’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달 3.1%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2.9%)를 넘어선 데 이어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0.9% 올라 각각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에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내다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당초의 3월에서 6월로 밀렸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을 할 확률이 15%라고 주장하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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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한국은행-이창용 총재-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
경제-금융-한국은행-이창용 총재-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 발언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1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끝)photo@yna.co.kr/2023-10-19 13:25:31/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22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는 9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의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기조를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이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경우 한은은 이보다 늦은 하반기에나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유가 등 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개인서비스물가 또한 느리게 둔화되고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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