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작년 1건→올해 14건
국민銀 배임사고 3건에만 488억
“회수 전문 인력 등 제도 개선해야”
NH농협은행 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올해 전체 금융사고 금액은 무려 14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경영·금융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발생한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는 총 14건으로 조사됐다. 작년 1건에서 올해 14건으로 급증했다.
농협은행이 6건으로 최다 금융사고 불명예를 안았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4건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신한·하나은행은 올해 기준 10억원 미만의 금융사고가 각각 2건, 7건 발생했다.
금융사고 유형으로는 배임(7건), 사기(4건), 횡령(3건) 등이 주를 이룬다.
배임의 경우 부당 대출 사고와 연관된 만큼 사고 금액이 상당했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에서 상가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담보 가치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벌어진 배임 사고 3건의 사고 금액만 488억원에 달했다.
사기는 우리은행에서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처럼 외부인 대출 문제와 관련이 있다. 지난 9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 과정에서 제출된 허위 서류를 초기에 걸러내지 못해 55억원대, 이달 17일 재개발 상가 분양대금 대출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25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횡령 사고도 잇따른다. 농협은행에서 영업점 직원이 지인 명의를 도용해 대출을 받고 지인 명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받는 방식으로 117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단적인 예다. 우리은행에서도 앞서 지난 6월 178억원 상당의 직원 횡령사고 이후 준법감시인을 교체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사고로 인한 손실이 회수되지 못하면 결국 금융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된다”면서 “은행 자체에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사고 금액 회수 전문 인력을 만드는 등 제도 개선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2024-11-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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