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ESG 영역 스포츠로 확장
야구단 예산 200억 아마추어 지원할 듯
SKT ‘스포츠 육성 TF’ 발족 준비 나서
기업들 ‘국정농단 사태’로 선뜻 못 나서
재계 “SK 후원 계기로 분위기 바뀔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부터 최근 몇 년간 재계에는 스포츠 지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있었다. 당시 대기업들이 K스포츠재단이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지원한 돈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에게 흘러들어 갔단 사실이 알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체육 분야 후원에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기업들이 몸을 사리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체육계에서 폭행·성추행 사건 관련 이슈가 잇따르며 후원 선수가 연루되면 괜히 기업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런 기조에도 SK는 체육 후원을 꾸준히 이어 왔다. 최 회장은 2008년 12월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핸드볼전용경기장을 건립하고, 남녀 핸드볼 실업구단을 창단하며 누적 1000억원 규모의 돈을 썼다. 최 회장의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대한펜싱협회의 수장을 맡고 있다. SK텔레콤도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 장애인 사이클 인천시 팀 등 아마추어 스포츠 후원을 이어 왔다.
심지어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부회장에도 선임됐다. 한국인이 OCA 선출직 부회장에 선임된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OCA는 아시안게임 개최지 선정 및 아시아 스포츠를 총괄하는 국제기구다. 최 회장이 OCA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앞으로 SK그룹의 아마추어 스포츠 지원이 더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도 SK는 지원하는 스포츠 종목 수나 예산을 거의 유지한 편이었다”며 “재계 3위 그룹인 데다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최 회장이 앞장서다 보면 스포츠에 미온적이었던 재계 분위기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1-01-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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