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스플레이서 20조 빌린다… “반도체 투자 예년 수준 유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서 20조 빌린다… “반도체 투자 예년 수준 유지”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2-15 03:07
업데이트 2023-02-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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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서 차입 매우 이례적
불황 전망에도 투자 재원 확보
메모리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린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금을 은행권이 아닌 계열사로부터 빌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으로, 업황 둔화에도 반도체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하기 위해 재원 확보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차입 계약을 의결했다. 차입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025년 8월 16일까지로 이자율은 연 4.60%를 적용한다. 차입금 20조원은 2021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자기자본 304조 8999억원의 6.6%에 해당한다.

129조원 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리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축소·감산 기조에도 반도체 투자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올해도 둔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하며 반도체 투자 재원이 일시적으로 부족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인 53조 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90%인 47조 9000억원이 반도체 투자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메모리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파운드리(위탁생산)도 첨단공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평택과 미국 테일러의 생산능력 확대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결론적으로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회사 차입이라는 비상수단을 동원해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투자를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차입 계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여유 현금이 생기면 이번 차입금을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2023-02-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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